교사는 ‘보이지 않는 손’이어야 한다. 교육철학이 향하는 방향이 어디일까. 그것은 두 말 할 필요없이 피교육자다.

　그런데 어디 그게 그런가. 피교육자는 늘 대상화되거나 객체로서 교육에 기생한다. 실로 어이없는 이 현상은 교육계를 뒤덮고 또 늘 주변을 배회하고 있다. 심지어 학생들은 이 현상에 깊이 빠져 수단화 되고 있다고 나는 기꺼이 떠든다. 너무 과하다고? 너무 나갔다고? 가정에서 아이들은 교육으로부터 밀려난지 오래다. 그리고 밀려난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으로 쳐박힌다. 학교는 이 ‘가정으로부터의 난민’들을 철저히 속박한다. 마치 잘 다듬어진 부속품을 취급하듯. 때때로 불량품이나와 속이 뒤집히기도 하지만 경쟁의 틀 안으로 다시 몰아넣고 위협해 댄다. “너희들은 어쩔 수 없어. 학교에게 복종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찌질해지거나 부족한 자신을 바보라고 놀리면서 살게 될 거야. 너희가 내 말을 따라야 하는 이유야.”

　어느덧 주체와 객체가 선명해져 있다. 어떤가. 거부하고 싶겠지만 수긍할수밖에 없음에 그대도 끄덕이고 있지 않나.

　교사는 아이들 성장에서 밑을 떠받쳐 주는 존재여야 한다. 굳이 드러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교사는 자신을 내세워 전문가인양 떠든다. 무슨무슨 잘난 일을 했다고 포상을 받고 주인공이 된다. 나아가 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동료들과 경쟁하고 아이들을 수단으로 삼는다. 교육이 아이들로부터 떠나는 커다란 요인이 아닐까. 더구나 당국은 여기에 성과급이니 교원평가니 부채질을 해댄다. 골키퍼가 골대 앞에서 헛발질하는 꼴이다. 교사여, 그대는 나대지 마라. 조용히 아이들 뒤에서, 아이들 옆에서 아이의 앞을 비춰라.

　사실 교육의 생명은 매우 길다. ‘교육은 백년지계’라 말은 한 사람의 일생이 그 교육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1년의 교육이, 아니 단 한 차례의 교육이 그 교육받은 사람의 평생을 좌우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교육하는 사람은 늘 피교육자의 앞길을 비추는 등불을 든 사람으로 자신이 들고 있는 등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도 좋다.

　교사여, 너무 가르치려 들지만 말고 그들로 하여금 배우게 하라. 그대의 실력이야 나무랄 데가 없지만 수업이 그대를 자랑하는 일은 아니잖겠나... 교사여, 학생들의 배움을 밝히는 등불이 돼 보지 않겠나. 배움 곁에서 배움을 돕는, 더불어 그대에게도 배움이 되는 교육, 그래서 빛나는 교육 말이야.

　첨부해 교육당국에 한마디 한다. 교육을 생각한다고 침이라도 바르려거든 교사들에게 약 치지 마라! 치사하게 점수로, 상으로, 돈으로 홀리지 말란 말이다. 약 치지 않으면 누가 열심히 하겠냐고? 교육을 조금만 안다면 그따위 소리 집어치우시라. 정작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하는 교사는 그런 약으로부터 멀리 있음을 정작 모른단 말인가. 약발은 교육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교사의 눈을 멀게 할 뿐. 재차 권고한다. 제발 약 좀 그만 쳐라, 교육이 고육(苦育)이 되고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