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가 유관기관들의 비협조로 인해 본래의 취지마저 희석되고 있다. 제주도의회의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는 개발호재에만 몰두해온 제주도의 현황을 파악하고 개발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들을 시정하고 재발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인·허가 기관이 원칙과 다른 결정을 내린 경우나 특혜시비에 대한 사실규명, 개발사업이 제주자연환경과 제주도민에게 가져다줄 부작용을 사전에 재단해보는 등 대의기관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할 직무에 해당되는데도 전·현직 지사들은 물론 JDC에서는 최소한의 협조조차 하지 않는 점에서 도민들은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제주도의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은 대개 개발의 추진과정에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개발사업의 명분에 대한 의문, 청정자연환경보존과 배치돼 보이는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적 우려, 특정 사업주에 대한 인·허가 특혜시비로 불거지는 개발사업의 전형적인 문제들에 대해 반대하는 도민과 시민단체들과 찬성측의 극렬한 대치가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 지속적으로 재현되는데 해결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제주도는 사안의 본질로 거슬러 올라가기는커녕 입과 귀를 닫은 채 회피하고 있어 현안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 제1의 문제점임은 명확하다. 적어도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 요청에 출석해 여러 문제상황이 발생한 대규모개발사업에 대해서 의회와 나아가 도민들을 상대로 해명이든, 설득이든 해야 함에도 이해하지 못할 불출석사유서만 제출한다면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도민들은 의회에 출석한 기관장들에게 돌을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 설명과 해명을 듣고,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출석요청을 받은 기관들의 협조는 도민들에 대한 당연한 의무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