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사용 최소화는 농업의 기본원칙이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품질이 더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토양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려면 화학비료를 줄이고 유기질 비료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제주지역 농경지의 화학비료 사용량이 전국 대비 2.4배 더 많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도내 농경지는 중병을 앓고 지하수 오염도 더 심각해지게 된다.

　이미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대표적 지하수 133곳을 대상으로 한 수질실태 조사에서도 일부 축산분뇨와 화학비료에 의한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0.7㎎이던 질산성질소 농도가 2017년 1.5㎎/ℓ로 갑절 이상 증가한 것만 봐도 지하수 수질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화학비료는 단기간에 농산물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것 외에 이점이 거의 없다. 토양을 오염시켜 농업환경이 악화되고 세계적인 물로 평가받는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의 오염을 가속화하는 역할만 한다. 제주도가 애월지역 겨울채소(양배추, 브로콜리) 재배 농지에 완효성 비료 사용 효과를 실증 시험하는 일도 바람직하지만 이미 화학비료 과다 사용으로 인한 심각성이 드러난지 오랜 만큼 대대적인 유기질 비료 사용을 권장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완효성 비료는 한꺼번에 비료가 농작물과 땅속에 흡수되지 않고 서서히 스며들어 지하수로 흘러가는 양을 최소화할 시킬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비료 사용도 필요하지만 보다 저렴한 비용의 유기농업 확대가 더 절실하다. 비록 생산량은 감소할 수 있지만 건강한 농산물이어서 시장 경쟁력은 더 높아지게 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