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최대 현안은 제2공항(보조공항)도, 제주신항만 건설도 아니다. 바로 여기저기 쌓여가는 쓰레기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몇년 안에 제주섬은 쓰레기 섬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특단의 대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세계적인 청정환경의 섬으로 인정받아 온 제주는 머지않아 세계적인 쓰레기 섬이 돼 되레 관광객이 외면하는 섬이 될 수도 있다.

　역대 제주도정과 현재 도정이 관광개발 지상주의에 혈안이 된 결과다. 중산간 일대와 해안변 가릴 것 없이 관광시설을 허가하고, 환경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오면서 육상환경은 물론 바다환경도 쓰레기로 중병을 앓고 있다. 그만큼 쓰레기 대란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음에도 전·현재 제주도정은 말로만 위기를 강조할 뿐 실질적으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무능한 도정, 비전없는 도정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제주시 봉개동 주민들이 어제(19일)부터 봉개동매립장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면서 쓰레기 대란이 재현됐다. 제주도가 2021년 10월까지만 사용하기로 약속한 봉개동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사용을 2023년 상반기로 연기한 데 따른 주민 반발로 특히 초유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대란을 맞게 됐다. 지난 16일 고희범 제주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약속대로 쓰레기 처리시설을 이설할 수 없게 된 데 대해 사과하고 연장 사용에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주민들은 거부하고 쓰레기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주민들을 설득시키는 것 외에 달리 해결방법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원희룡 지사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법인격 없는 행정시장에게 사태를 해결토록 하는 것은 책임회피이며, 주민들도 이러한 시장의 말을 수용할 가능성이 적다. 원 지사는 쓰레기 대란을 자초한 책임을 통감해 주민과 도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봉개동 처리시설 연장 사용과 함께 당초 2021년에서 2023년 상반기로 늦춰진 서귀포시 색달동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의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