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기획전 '광해 제주 유배 오다' 현수막.

▲ 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기획전 '광해 제주 유배 오다' 출품작.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성군 혹은 폭군. 후대의 평가가 엇갈리는 왕을 조명하는 전시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정세호·이하 박물관)은 올해 개관 35주년을 맞아 기획전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를 20일부터 오는 11월 20일까지 박물관 수눌음관에서 개최한다.

‘광해, 제주에 유배오다’는 제주에 유배온 조선시대 유일한 왕인 광해군을 재조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전시명이다.

광해군은 조선 제15대 임금으로 선조와 첫 번째 후궁인 공빈 김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릴적부터 총명함이 남달랐지만 인조반정으로 폐위돼 역사 속에서 ‘폐주’, ‘폭군’ 등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임진왜란 이후 국가의 재건을 위해 실리외교를 펼치는 등 최근에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소재로 재평가되고 있다.

그는 강화도, 충남 태안에 이어 1637년 마지막으로 제주에 4년 여간 유배돼 생활하다 숨을 거뒀다.

이번 전시는 수눌음관 내 두 전시관에서 각기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1관에서는 광해군의 출생부터 성장과정, 왕으로의 등극, 인조반정과 강화도 유배, 제주 유배 등 광해군의 업적을 주로 다룬다.

전시장에는 광해군 때 착용했던 옷을 복제한 작품과 더불어 만화로 그린 광해군의 일생, 역사 기록 등을 볼 수 있다.

2관에서는 광해군 주변 인물들에 대한 전시로 이뤄진다.

당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말을 바쳤던 헌마공신 김만일을 비롯한 광해군을 비판해 유배 온 동계 정온, 간옹 이익, 광해군 복위를 모의했다고 유배 온 규창 이건 등의 자료가 선보인다.

또 박물관 업무협약 기관인 제주대학교 스토리텔링연구개발센터(센터장 양진건)와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센터장 부성현)가 개발한 ‘스토리가 있는 광해 밥상’이 20일부터 오는 25일까지 5일간 마련된다.

‘스토리가 있는 광해 밥상’은 자장냉면, 소금, 김치, 모주, 물에 말은 밥 등 광해군이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먹었던 식문화를 주제로 열린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오는 9월과 10월까지 광해 영화 무료 상영, 강연, 광해 아동극 등이 진행된다.

정세호 관장은 “제주가 광해군의 마지막 유배지이면서 숨을 거둔 곳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이번 전시는 ‘광해군의 제주 유배’라는 콘텐츠 발굴의 첫 단계로 향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소재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