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환자와 의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병원이 전공의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전반기에 발생한 빈 자리에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아 속앓이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제주대학교병원은 이달 초까지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실시했지만 아무도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전반기 모집에서 미달된 인원을 다시 모집한 것으로 전반기와 하반기 모두 3명 모집에 지원자는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병원은 물론 지방지역 병원들이 정원 조차 채우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경상대병원도 5명 모집에 0명, 고신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대구가톨릭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부산대병원 2명 모집에 0명, 영남대병원 9명 모집에 0명 지원을 기록했다.

강릉아산병원도 5명 정원에 1명, 동아대병원 14명 정원에 3명, 삼성창원병원 4명 정원에 2명, 양산부산대병원 7명 정원에 2명으로 지원자 제로라는 꼬리표만 겨우 면했다.

하지만 수도권 병원 중 인기있는 과는 지원자가 몰렸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의 경우 1명 모집에 8명이 지원했다. 정형외과도 1명 정원에 4명이 지원서를 냈다.

이처럼 지역내 의료 인력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고 정부차원의 지원 역시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방과 수도권 의료 양극화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지방 병원의 박탈감이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정원 미달 사태는 올해 전반기부터 계속됐다”며 “각 과에서 모자란 인력만큼 충원이 필요한데 올해 미달 인원과 내년 충원 인원이 겹칠 경우 인력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