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4·3 당시 자행됐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계엄 군사재판(군법회의)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4·3수형인들에 대해 사상 첫 형사보상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제주사회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발표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71년만에 이뤄진 재심재판에서 무죄취지의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4·3생존수형인 18명이 제기한 형사보상 청구건에 대해 53억원 규모의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인용 결정을 내렸다.

형사보상 결정을 내린 제주지법은 “4·3사건의 역사적 의의, 형사보상법의 취지 등을 고려해서 대부분 청구한 금액 수준으로 인용했다”고 밝혔다.

형사보상 결정이 내려지자 형사보상 청구인인 4·3수형인들과 제주4·3도민연대는 22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결정에 대해 재심재판을 함께한 18분의 할머니·할아버지들과 더불어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도민연대는 “오늘의 4·3형사보상 결정에 이르기까지 고령과 고문후유증으로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수고하셨다”고 위로했다.

원희룡 지사도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법원 판결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열여덟 분께 국가가 잘못과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4·3기념사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법원의 결정을 적극 환영하고 나섰다.

유족회는 “국가의 폭력으로 인해 억울한 옥살이와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그동안 만신창이의 삶을 살았을 18명의 생존수형인들에게도 작은 위로 드린다”고 전했다.

강창일·오영훈·위성곤 국회의원 역시 “역사적 판결”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세 의원은 “4·3 특별법의 통과와 이를 통한 제주4·3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온전한 치유를 위해 야당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를 움직여 반드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라 다짐한다”고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