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인간연구’라는 강의에서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에 대한 토론을 하며 문득 우리가 흘리는 눈물에 대해 생각해 보았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동물들이 종종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대부분이 잘 알고 있겠지만, 그 눈물이 우리 인간이 흘리는 감정적 눈물과 다르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이들에게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일 수 있다. 소금의 예술로 풀어내는 보존과 균형 네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바로 ‘감정적 눈물’이다.

　‘눈물의 신비(Crying:The Mystery of Tears)’의 저자인 생화학자 윌리엄 프레이(William Frey)는 약 15년간 인간의 눈물에 대해 연구하였고, 인간의 감정에 의해 터져 나오는 일명 ‘감정적 눈물’이 다른 동물들은 흘리지 못하는 특이한 성분들을 포함한 눈물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눈물을 흘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의 눈에는 안구의 건조를 막아주는 보호성 눈물과 먼지나 연기 또는 양파 등의 물리적 자극을 받았을 때 흘리는 반사적 눈물이 흐른다.

　반면 인간은 세 번째 종류의 눈물인 감정적 눈물을 흘리는데 이 눈물 속에는 다른 눈물들과는 다르게 단백질과 호르몬 등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게 된 감정적 요인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성분들이 흘러 나온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분노에 차있을 때 흘리는 눈물은 나트륨 함량이 더 높아 짠맛을 느끼고,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산성성분이 많아 신맛이 나는 반면, 기쁨에 젖어 흘리는 눈물에서는 약간의 단맛이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과거 어느 미술관에서 작품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던 중년의 부인을 보았던 적이 있다. 현대 작품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관객을 목격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한편으로는 어릴 적 처음으로 피카소의 작품을 실물로 감상했을 때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었기에 예술작품은 진정 각양각색의 표현들로 사람들의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왔었다.

　이러한 인간의 정서적 눈물을 주제로 캔버스에 소금으로 제작한 ‘감정적 눈물’(2017)연작은 감정의 파편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모여들며 눈물샘을 자극하고 이내 물속에 녹아 들며 중력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서서히 흘러내리는 움직임을 표현한 그림들이다. 인간의 감정적 눈물이 그 순간 느끼는 감정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염도의 차이로부터 착안하여 색과 소금으로 그 감정을 표현한 추상 작품들이다.

　“슬플 때 울지 않으면 대신 몸의 다른 장기가 운다”는 말이 있다. 감정적 눈물은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내면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며 웃음만큼이나 우리 건강에 이롭다는 말이다. 비록 사회적으로 눈물을 보이는 것이 다소 어색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이는 건강한 감정적 표현인 것이다. 슬픔으로 시작된 눈물보다는 행복을 머금은 눈물이 더 많아지는 사회가 되길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