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탐라 九龍 이야길 따라
‘단짠’ 논짓물 맛에 빠진 욕심꾸러기 용, 털썩 돌이 되다6. 용문덕 上
제주신문  |  jejupress@jejupres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9.07  11:02: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용문석 좌측에 용이 환해장성에 막혀 승천하지 못해 논짓물을 향해 굳어진 용 바위 형태.

 

 서귀포시 예례동의 명물 용문덕. 용문덕은 수룡이 용궁에서 나와 승천하려고 드나들었던 돌기둥이다. 이곳 좌우에는 용왕의 노여움을 사 용석이 된 용형체가 두군데 있다.

 

 먼 옛날, 바다 나라에 용궁이 있었습니다. 용궁에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며 향수를 내 뿜는 호수에서는 늘 따스함이 넘쳐 흘렀습니다.

 이 호수에 살고 있는 용들은 부족함이 없이 즐거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휴! 따분해.’

 놀고먹기만 하는 태평세대라 무료함이 있었는지 용들은 불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용궁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 소문은 할 일 없이 빈둥대던 용에게도 들어갔습니다.

 ‘논짓물은 단물과 짠물이 만나 물방울이 튕겨져 나오는 데 그 광경이 희한하더래.’

 누가 퍼트렸는지 알 수는 없으나 무료함을 달래던 용에게는 꿈같은 상상을 하게 구미가 당기는 소문이었습니다.

 ‘이 문은 용왕의 명을 받은 자를 제외하곤 아무도 출입을 할 수 없느니라.’

 용궁의 문에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용 한 마리가 아무도 몰래 용궁의 호수를 빠져 나왔습니다.

 ‘음, 이 문을 통과하면 눈짓물이 나온단 말이지.’

 수룡은 경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살짝 눈을 돌려 용문덕을 통해 인간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어! 이럴 수가’

 수룡이 찾아간 논짓물은 짠물과 단물이 마주쳐 한줄기 길을 만들고 고기들이 뛰어 놀게 울타리가 쳐 있고 용궁 호수에서는 볼 수 없는, 맛볼 수 없는 시원함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수룡은 세상에 처음 본 아름다움에 취했고 차디찬 물에 몸을 담그니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아지경이었습니다.

 ‘아차, 빨리 되돌아가야지.’

 수룡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덜컥 겁이 나 얼른 바다나라 용궁 호수로 돌아갔습니다. 이를 눈치 챈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용궁 호수에 돌아온 용은 시간이 지나자 은향수 냄새가 이젠 지겹게 느껴졌습니다.

 ‘언제 다시 가 볼까?’

 용은 논짓물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입맛도 없고 잠자리도 불편했고 노는 재미도 사라졌습니다. 그냥 눈뜨고도 논짓물, 눈감고도 논짓물 생각만 했습니다.

 ‘그래, 지금이야.’

 수룡은 주위를 살피고는 또다시 아무도 몰래 용궁을 빠져 나왔습니다.

   
용문석을 드나들 때 비늘이 떨어져 바위에 붙은 형태.

 ‘이크’

 수룡이 너무 서두르다 그만 비늘이 용문덕 사이에 끼고 말았습니다.

 ‘에고 아프구나.’

 수룡은 비늘이 벗겨진 몸을 이끌고 논짓물에 몸을 담그니 아픈 것이 신기하게도 싹 낳았습니다.

 “야! 물맛이 엄청 좋구나.”

 논짓물 맛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가 안 되는 황홀경이었습니다.

 ‘이쪽은 짠물 저쪽은 단물.’

 수룡은 짠물과 단물을 번갈아 오가며 헤엄치고 물장구치고 놀다보니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차! 썰물이 됐구나.”

 수룡은 얼른 용문석덕 돌아왔지만 이미 용문덕은 용이 드나들기에 아주 좁은 문이 되어 있었습니다.“큰일이다. 용 살려!”

 수룡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그 소리는 그만 용궁 나라까지 들어갔습니다.

 용문덕에 끼여 몸부림치는 수룡이 비명소리를 들은 용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내 명을 어기다니…. 저놈을 당장 잡아 오너라.”

 용왕은 파도 신을 시켜 수룡을 잡아 오라 일렀습니다.

 “얼른 도망 가야해.”

 수룡은 용문덕에 끼인 몸을 삐뜰어 도망치다가 환해장성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안되겠다. 용궁에 돌아가도 벌을 받을 게고…. 그래 여기서 승천하리라.’

 용은 크나큰 꿈을 꾸었습니다.

 “영차.”

 수룡이 승천하려니 논짓물을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몸이 무거워져 그만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 후 용은 논진물을 바라보며 용문석 왼쪽에 굳어져 용석이 되었습니다.

   
논짓물.

 

 이곳 논짓물 유원지는 하예 마을회 및 청년회에서 관리하고 운영하는 유원지다.

 논에서 나는 물이라 하여 ‘논짓물’ 또는 물이 솟아나 바로 바다로 흘러가 버리기 때문에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가 없어 그냥 버린다(논다) 해 쓸데없는 물이라는 의미의 ‘논짓물’이라 하는데 논짓물 옆에는 적의 침략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쌓았던 환해장성이 있다.

  글·사진= 장영주

  (스토리텔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제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