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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물려주신 건물 되찾아오기
문건협  |  법무법인 산운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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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8  16: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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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의뢰인이 사무실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믿기 어려운 얘기를 꺼내셨다. 30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생전에 주택 몇 채를 남겨주셨는데 친아들인 본인이 아니라 엉뚱한 친척들이 주택을 관리하며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남는 부분은 그 친척들이 임대를 하여 차임을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무려 20년도 넘게 말이다.

 

사연은 이러했다. 재일교포인 의뢰인의 아버지는 일본에서 사업을 크게 하시며 여러 명의 자녀를 키웠다. 자식들 중에 의뢰인만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아버지 소유 주택 중 한국에 있는 집에 얹혀살던 친척들이 주인 행세를 시작했다. 의뢰인과 일본의 형제들 사이에는 왕래가 거의 없었기에 협조는커녕 언어가 달라 의사소통도 잘 되지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택을 제대로 관리할 사람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누구와 싸울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던 의뢰인은 그냥 그렇게 당하고만 살아왔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나서 우리나라에 있는 주택들에 대해 일본에 있는 형제들과의 상속재산분할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고인의 사망으로부터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버려서 형제들이 받은 상속재산의 일부를 되돌려 받는 유류분 소송은 법으로 정해진 기간의 도과로 불가능했다. 다만 일본의 형제들은 일본에서 사업을 했던 아버지의 많은 재산을 이미 30년 전에 상속받았을 것이고, 우리나라의 재산은 아직 아버지 명의로 남아있었기에 이 재산의 상당부분이 의뢰인 소유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일본형제들이 받아간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이제 와서 입증할 수 있겠는가였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의 중요한 재산들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소유하셨던 회사의 명의로 되어있어서 형제들이 이미 받아간 상속재산을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일본어 구사가 가능한 동료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일본의 상속재산 상황을 조사했다. 일본에 아직 아버지 명의로 남아있는 상속재산은 많지 않았지만 소송을 걸고 협상을 해볼 만큼은 찾아낼 수 있었다. 결국 일본 형제들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응해오기 시작했고, 상속재산분할 소송은 형제들 간의 합의에 따라 원만히 마무리 되었다. 주인 없는 집에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던 친척들은 모두 이사를 갔다. 그리고 의뢰인은 우리나라에 있던 상속재산의 상당한 부분을 물려받게 되어 건물주가 되었다.

 

형제들 간에 상속재산을 두고 다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녀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길 바란다면, 자식을 여러 명 둔 부모는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며 재산을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형제들 간에 이미 불공평한 상속이 일어났다면 그냥 방치하여 문제를 더 키우는 것보다 때로는 법원의 힘을 빌려 화해와 합의의 자리를 마련해 볼 수 있다.

(본란은 의뢰인의 신분노출을 막기 위해 내용을 조금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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