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도내에서 치매판정을 받은 노인이 방치되는 사례가 절반 가까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여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일 ‘제주지역 치매노인 부양가족 서비스 욕구실태와 정책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치매노인의 55.8%가 발병 후 확진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제주지역에서 최근 6개월 이상 재가 치매노인을 돌보고 있는 가족 내 주부양자 44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재가 치매노인 주부양자는 50대 여성이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돌봄 시간 및 기간은 각각 9.6시간과 약 4년 1개월로 나타났다.

부양부담으로 인한 실직 경험은 24.9%로 부양자 4명 중 1명꼴이었다.

치매노인 돌봄 비용은 한달 평균 43만9000원으로 이를 부담하는 사람은 자녀가 50% 이상이었다.

또 ‘부양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치매노인 부양가족을 위해 필요한 정책 중 5점 만점에 4.35점을 받으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치매안심센터 서비스에 대한 인식은 평균 2.51점을 차지하면서 지역사회의 인식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치매노인 재가돌봄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재가노인복지시설 확충’이 34.5%로 가장 높았고 주야간보호서비스 강화, 방문간호·요양, 치매부양물품 제공 확대 순이었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치매관련 조례 제정을 비롯한 광역치매센터 역할 강화, 치매 대응형 서비스 체계 구축, 치매노인 돌봄 프로그램 운영 등 치매노인 부양가족의 부양 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