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제주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 되찾아"(1) 김진수 작가
화가로서 '제2의 삶' 개막
전통 채색법 이미지 구축
제주서 받은 것 돌려줄 것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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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5  16: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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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비해 제주도는 문화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문화기반 시설을 확충하면서 2017년 기준 전국 지역별 인구 100만명당 문화시설이 201개로 가장 많은 시설을 가진 지역이 됐다. 도내 문화시설이 증가하는 추세는 예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최근 몇 년동안 제주 이주가 유행하면서 도내에서 작업하는 예술인의 수도 함께 늘었다. 제주가 고향이든 아니든 제주를 무대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발돋움, 즉 작품은 제주의 문화자산이 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문화 환경에서 제주의 정체성을 구축하려면 중심이 있어야 한다. 그 중심은 지금, 제주 문화를 움직이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다. 특정한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고히 구축해가는 작가들이야말로 제주 미술문화, 나아가 문화자산을 늘리는 데에 기여하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업 방향과 더불어 앞으로 제주에서 어떤 작가가 되기를 바라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어려서부터 화가가 꿈이었던 소년. 청년이 된 소년은 대학에 진학 후 그 뒤 20년간 미술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소소하기만 했던 즐거움도 잠깐.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고민 끝에 서울 생활을 한 달만에 정리하고 제주로 이주했다. 그렇게 그는 제주에서 화가가 됐다.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주인공인 김진수 작가(48)다.

   
▲ 김진수 작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던 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미술학부에 편입했다. 아무 연고도 없었지만 제주에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그는 꿈에 대한 기반을 차근차근 다지는 첫 단추를 끼웠다.

제주 정착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막상 학교에 입학하니 곁에 있는 동료, 스승들과 성향이 잘 맞아 제주에서 평생 작업하기로 결심했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수많은 미술 장르에서도 한국화를 선택한 그는 장지와 먹, 분채 등을 활용한 전통 채색법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축한다. 그를 통해 작품에서 자연과 인간을 주로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그는 왜 자신이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지 잘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작품을 그리는 것 자체가 무언가를 찾고 있는 작업이라 믿는 그다.

“처음 제주에 왔을 때는 한라산과 바다만 보였다”는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돌담 너머 넝쿨, 삼나무 등 여러 생명들을 보게 됐다”고 한다.

   
▲ 김진수 작 ‘Tiger mountain’.

그저 제주 자연이 멋있어서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일수도, 누군가의 삶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탄생하게 된 작품들로 그는 ‘당신은 그곳에 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제주에서 그의 행보는 의심스러울 정도로(?)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착실히 진행됐다. 작업실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쯤 이중섭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로 선정됐고 도내 곳곳에서 개인전과 함께 도외에서 진행된 단체전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는 예술공간 이아가 추진한 호주 태즈메이니아 국제교류 참여작가로 선정돼 호주에 머물고 있다.

그는 “호주에서도 제주처럼 자연과 마주할 시간이 많을 거 같다”고 전하며 “계획하고 있는 게 많지만 막상 가보면 새로운 작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제주에서 많은 걸 얻었다 강조한다. “오랜 꿈을 이루게 해 줬고 작가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장배경까지 모두 제주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가 많은 걸 준만큼 저 역시 제주를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그. 제주에서 좋은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제주예술의 밑그림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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