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가 제주를 비롯 전국에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를 남기며 빠져 나갔다. ‘타파’는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강한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 제주의 경우 기록적인 호우와 강풍을 몰고 왔다. 또 전국에 걸쳐 월파와 강풍으로 해안과 섬 지역, 해안가 인근 내륙 등에서 심각한 인적, 물적 피해로 또 한번의 가을 태풍의 위력을 실감했다. 여름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가을 태풍의 현주소다.

　이달 6∼7일 제13호 태풍 ‘링링’ 이후 보름만에 발생한 태풍이어서 추석 전후로 한 태풍 발생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가을 태풍은 초가을에 수온이 높아 에너지가 풍부하고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여름 태풍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실제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67개로 이중 9월과 10월에 발생한 가을 태풍은 22개로 나타났다. 2007년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 나리는 59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4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냈다.

　가을 태풍은 인적, 물적 피해는 물론 짧은 시간에 폭우와 강풍으로 남긴 상흔이 이루 다 열거하기조차 어렵다. 이처럼 경험상으로도 가을에 발생하는 태풍이 여름에 발생한 태풍보다 강한 위력을 지녔다. 따라서 가을 태풍 피해예방에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가을 태풍은 해수면 상승으로 별다른 저항 없이 북상하기 때문에 여름 태풍에 비해 많은 피해를 남기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태풍 ‘타파’를 계기로 가을 태풍에 대비한 재난대책은 취약한 점이 없는지, 곳곳에 산재한 재해위험지구 등 시설물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갈수록 돌발적이고 대형화하는 가을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대책들이 제대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