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뭐든지 ‘아니요’라고 말하는 아들과 엄마의 반짝이는 순간들
노인경 ‘사랑해 아니요군’(이봄, 248쪽, 1만5000원)

▲ 책 ‘사랑해 아니요군’ 표지.

아이를 낳기 이전과 이후의 작품 세계가 달라졌다고 말하는 작가가 있다. 그림책 ‘숨’, ‘나는 봉지’, ‘곰씨의 의자’, ‘고슴도치 엑스’,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책청소부 소소’, ‘기차와 물고기’, ‘너의 날’ 등을 쓰고 그린 노인경 작가다.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만난 새로운 세계를 그림으로 담아 이달 그림책 에세이 ‘사랑해 아니요군’을 출간했다.

다섯 살이 된 아들 ‘아루’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와의 일상에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소소하고 재밌는 그림체로 엮어 보여준다. 달걀을 삶아 먹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 그래서 달걀을 삶아주는 엄마. 엄마는 빨리 달걀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를 달래고 결국 달걀을 다 삶아 먹자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는 그새 마음이 바뀐다. 책은 무엇이든 ‘아니요’라고 대답하는 ‘아니요군’, 그런 아들을 보고 걱정과 만감이 교차하는 엄마의 일상을 차근차근 소개한다.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 ‘아루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우리니까 할 수 있는 말’, ‘엄마가 나고, 내가 엄마야’ 등 총 네 가지 장으로 나눠 독자들을 아이와 엄마의 세계로 이끈다.

일상 속 이야기들은 작지만 처음 ‘엄마’가 된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다. 아이의 마음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마음에 반응하는 아이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0개월부터 36개월까지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아들 ‘아루’는 작가에게 하루의 소중함을 건넨다.

이와 함께 ‘반항’이 인간의 본능 중 하나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매일 아루가 잠든 밤, 아이와의 하루를 그려온 작가는 아이와의 일상을 단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펜을 잡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단순한 선과 색감을 선보인다. 아이가 생긴 후 작가는 아이가 이끄는 세계에 발을 담근다. 아이의 세계를 접할수록 그는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작가 자신을 만나게 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스스로 가꾸는 일상이 더욱 빛나게 되었다는 말도 전한다. 책은 모든 이들이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한 이야기 속에 삶의 진실을 녹여낸다.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이탈리아로 건너 가 순수미술을 공부했다. 유학을 마친 뒤 돌아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책청소부 소소’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2012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로 2013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BIB) 황금사과상과 스위스 Petits momes상을 수상했다. 이외에도 ‘고슴도치 엑스’가 2015 뮌헨 국제어린이도서관 화이트 레이븐에, ‘곰씨의 의자’ 가 2018 서울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3대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장성민 ‘자유 시장 안보가 무너지다’(기파랑, 240쪽, 1만8500원)

▲ 책 ‘자유 시장 안보가 무너지다’ 표지.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3년차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안보의 모습이 무너졌다고 폭로하는 책이 나왔다. 장성민 작가는 16대 국회의원을 거쳐 현재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정치에서 자유민주주의, 경제에서 자유시장경제, 안보에서 한미동맹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가능하게 했고 앞으로도 지탱해 준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책은 그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강연과 특강, 세미나,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글 20편을 추려 재구성한 글들이 수록됐다. 작가는 “정부의 실정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심각한 위기를 가져다주고 있는가?”라는 도발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에 대한 답은 대한민국 3대 기둥인 ‘자유 시장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현재 대한민국이 겪는 위기의 본질과 심각성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진정한 치유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박성만 ‘너의 화는 당연하다’(추수밭, 280쪽, 1만5000원)

▲ 책 ‘너의 화는 당연하다’ 표지.

“나에게 의미를 부여해온 것들이 더이상 의미를 주지 않을 때는 그것의 이면을 캐라. 그러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의미를 다 내 것으로 할 수 있다. 헛됨과 새 창조, 이 두 가지는 함께 어우러져 자기실현을 촉진시킨다. 평생 지속되는 대극의 통합은 곧 자기성장이다.”(책 ‘너의 화는 당연하다’ 중)

마음이란 말은 흔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어떤 말을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나오는 소리에 관심있는 심리치료전문가의 새 책이 나왔다. 책은 우리의 마음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순간, 자신의 삶이 망가졌다고 느끼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할 지 막막해 한다. 작가는 “고통을 치유하는 것은 환자 본인의 몫”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책은 전문가의 조언을 넘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소리들을 듣고 어떤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는 조치들을 소개한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헐적 단식 비법
아놀드 홍 ‘간헐적 단식? 내가 한 번 해보지!’(한국경제신문, 332쪽, 1만4800원)

▲ 책 ‘간헐적 단식? 내가 한 번 해보지!’ 표지.

단기간 내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이 유행했다.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과 음식량을 제한하면서 급격히 찐 살을 뺄 수 있다는 말에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간헐적 단식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일까? 이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직접 실천해 본 사람들일 것이다. 책은 세 사람이 모여 간헐적 단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그마치 26년간 하루에 7끼를 먹으며 근육을 키우고 살이 찔까봐 평생 다이어트를 한 7년 차 간헐적 단식러 아놀드 홍, 15살 무렵 90㎏에 육박한 몸으로 왕따를 당하며 평생 강박적 다이어트에 집착한 1년차 간헐적 단식러 에스더 킴, 뚱뚱한 몸으로 자존감 낮은 삶을 살다가 30㎏ 감량에 성공하고 유지중인 3년 차 간헐적 단식러 배우 임세찬이 한 자리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소개한다. 입문자부터 중급, 고급에 나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간헐적 단식과 노하우를 공개한다.

#인류 역사를 바꾼 식물들 한 자리에
이나가키 히데히로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사람과나무사이, 296쪽, 1만6500원)

▲ 책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표지.

일본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농학박사이자 식물학자인 저자가 대중들을 위한 책을 펴냈다. 식물을 소재로 한 저서들을 통해 흥미진진한 식물의 세계를 보여준 그가 이번에는 세계사와 식물을 접목시켜 뛰어난 통찰이 담긴 인문서를 썼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에 의존해 살아가던 시절, 우연히 발견한 돌연변이 밀 씨앗으로 농업이 가능해졌다. 그 밀 한 톨이 농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류를 생존하게 하고 부와 권력, 빈부 격차와 계급을 만들어냈다. 또 문명을 탄생시키고 국가의 생성과 발전으로까지 이어졌다.

책은 겉으로는 정적인 식물이 열정적으로 움직이면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며 만들어낸 인류 역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초강대국 미국을 만든 ‘악마의 식물’ 감자부터 인류의 식탁을 바꾼 새빨간 열매 토마토, 대항해시대를 연 ‘검은 욕망’ 후추, 콜럼버스의 고뇌와 아시아의 열광 고추, 거대한 피라미드를 떠받친 약효 양파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식물들의 새로운 면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역사’에 있다
최태성 ‘역사의 쓸모’ (다산초당, 296쪽, 1만5000원)

▲ 책 ‘역사의 쓸모’ 표지.

‘큰별쌤’으로 유명한 역사 강사 최태성의 인문학적 통찰이 담긴 책이 나왔다.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데 초점을 둔 이 책은 실용 역사서다. 작가는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삶이라는 문제에 대한 가장 완벽한 해설서는 바로 ‘역사’라고 말한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작가는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역사 속 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보여주는 역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작가가 역사에서 찾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을 통해 역사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려준다. 또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해 삶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제시한 뒤 자신만의 답을 찾은 사람들을 불러낸다.

한편, 작가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역사 강의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17년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모두의 별★별 한국사’와 유튜브 무료 강의 채널 ‘별별 히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