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세 차례 몰아친 기록적인 태풍과 가을장마로 대부분 농작물이 폐작 위기에 직면했다. 당근, 감자, 무 등 월동작물을 재배한 농업인들은 이미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달 6일 제13호 태풍 ‘링링’에 이어 21일 제17호 태풍 ‘타파’, 그리고 어제(2일) 오후 10일 만에 또다시 엄습한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인해 거의 모든 밭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업인들은 불과 25일 사이에 3차례에 걸친 태풍 내습과 이렇게 긴 가을장마는 생각조차 못한 일이라며 비바람에 작물이 떠내려간 빈 농경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나마 두 번째 태풍까지는 당근, 감자 등 일부 작물의 대파가 가능할 수 있었으나 세 번째 태풍 피해는 종자를 구할 수 없을뿐아니라 재파종을 해도 생육 시기가 지나 손을 쓸수가 없다.

　지난 두 차례 태풍으로 인한 도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모두 9200여 ㏊(잠정집계)에 이른다. 어제 태풍 ‘미탁’ 피해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제주도는 즉시 피해복구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긴급 농작물 피해 보상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농업인은 물론 어업인도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해 피해를 당한 농작물하우스와 어류양식장 등 시설물과 농작물 및 가축도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신속한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도내 농업인단체들도 태풍 피해 보상 특별대책 수립을 제주도에 촉구한 바 있다. 이제는 피해 복구보다 보상 지원에 매진해야 할 때다. 제주도는 예비비를 집중 지원하고 추경을 통해 피해 보상비를 확보하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 한다. 60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 피해를 본 농업인들을 위로하고 복구 지원에 동참하는 비농업인들의 어려운 농가 돕기 활동도 필요하다. 범도민적 피해복구 지원은 농어업인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