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레가 아름다운 것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왕래를 하지 않았을 때는 그냥 지나가는 길에 불과했다. 이제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되어 도민이 찾고, 관광객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올레를 디자인하고 ‘정서’라는 색을 입혀 제주환경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어서 너도나도 찾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의 풍경은 세계적 관광자원이라고 할 만큼 뛰어나다. 계절이 공존하고, 바다 빛깔은 가는 곳마다 다르다. 제주어 또한 마을마다 뜻은 같지만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풍부한 자연만큼 제주는 발길 닿는 곳마다 변방이라는 이유하나로 많은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하고, 제주선인들이 살았던 흔적을 찾아 그 속에 잠시 바쁜 삶을 내려놓고 사색해볼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뚜껑 없는 문화박물관으로 더 업그레이드 해보자.
제주의 시골은 타도시의 시골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가는 곳마다 숭숭 뚫린 검은 돌이 울담을 치고, 야생화가 그 사이로 흐드러지게 피고, 투명하고 푸른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넘치는 곳이다. 계절마다 다른 풍취를 자아내는 제주의 시골은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휴식을 얻는다.
내,외국인들 할 것 없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도시의 커다란 건물들을 보러 제주에 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제주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제주의 특이한 문화를 보고, 느끼고, 함께하고 싶어서 찾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제주만이 갖고 있는 풍광을 굳이 관광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마구잡이식으로 국적도 없는 콘크리트 건물로 채워지고 있다. 그로인해 제주의 전통은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제주의 아이덴티티가 상실될 위기에서 올레를 생각해낸 그녀는 사고가 넓고 시각이 넓었다. 또한 그녀는 생각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줬기 때문에 지금의 올레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잘 보존하고 유지를 잘 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제주의 것을 지키자는 것이다. 정치가들처럼 말로만 떠드는 것이 아닌, 실천을 통해서 지속적인 제주의 색깔을 찾고 그 색을 도시 전체로 칠해나가자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토양이 곳곳에서 축척이 되어야 관광객들이 낯설어하지 않고 도시 전체에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올레를 걷는 사람들에게 제주어로 안내를 해주면 그들은 이곳에서 제주 바람을 손끝으로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에서 즐기고 추억이 오래도록 가슴 속에 새겨질 것이다.
<박근영/시인>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