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 동강이 났다. 정치는 실종되고 광화문·서초동(검찰청 앞) ‘거리정치’만 너덜거린다. 길거리에선 조국 지지와 반대로 나뉘어 대규모 세력전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두 달 넘게 ‘조국’의 조국된 사회를 살아가는 피로감도 크다. 가는 곳, 모이는 곳 마다 조국 담론(談論)이다. 대한민국이 탄생한 후 장관 한 사람 문제로 이렇게 오래 온 나라가 떠들썩하고 분열과 대립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국운(國運)이 내리막길을 걷는 현상은 일찍이 없었다. 이런 와중에 진보성향의 한 온라인 매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검찰과 야댱을 비난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다.

인터넷 뉴스 매체 ‘주권방송’의 유튜브 채널엔 최근 ‘검찰개혁 동요 메들리’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3분 분량의 동영상에는 초등학생 11명이 ‘엄마돼지 아기돼지’와 ‘산토끼’ ‘곰 세 마리’ ‘상어가족’ 등 동요의 가사를 바꿔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바뀐 가사는 검찰을 적폐로 규정해 비난하는 내용과 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엄마돼지 아기돼지’의 가사는 “적폐검찰 오냐오냐 기밀누설 꿀꿀꿀” 등으로 개사(改詞)됐고 ‘산토끼’의 가사는 “석열아 석열아 어디를 가느냐, 국민 눈을 피해서 어디로 가느냐”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촛불 국민 함께해”라고 외치며 가사가 적힌 종이를 던지자 화면엔 주권방송 후원 계좌번호와 예금주 이름이 나타난 뒤 동영상이 끝난다.

정치적 이념과 정부·여당 지키기 앞에는 아이들의 인권도, 순수함도 모두 짓뭉개졌다. 아동의 인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이념투쟁에만 정신이 팔린 결과다. 이 방송은 2010년 설립돼 한때 '종북(從北) 콘서트' 논란을 일으켰던 전 민주노동당 황선 부대변인이 간부로 지낸 진보세력이다.

조국과 그의 일가가 저지른 범죄혐의와 부도덕·비상식은 낱낱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처음에는 그의 현란한 말솜씨와 유려한 글재주로 많은 사람들이 탄복했다. 그의 말과 글이 우리사회의 이상적 발전·개혁이 될 것이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그를 ‘행동하는 양심’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법무장관후보가 되면서 언론과 검찰이 그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문제점을 들추어내기 시작하자 민초(民草)들은 ‘이게 아니다’고 반응하기에 이른다. 그와 가족의 위선과 이중적 인간성· 비상식이 앙파까듯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하자 대다수 민중은 그에게 등을 돌리기에 이른다. ‘조국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그는 사퇴는커녕 대법원 판결까지 지켜보고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장관에 대한 임명이 원초적으로 잘못됐다며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여론이 급등했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이건 마이동풍이다.

심지어 대통령은 ‘인권 수사’를 앞세우며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을 몰아세웠다. 불과 3개월 전 윤석렬 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윤 총장님, 지위고하 막론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수사하라”고 지시도 했다. 검찰이 이런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사하는데도 대통령은 뒤늦게 제동을 걸고 사실상 수사개입을 한 것이다. 장관을 하겠다는 사람들 중에 조국만큼 흠결이 많은 사람은 일찍이 없었다. 국회 청문회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비리혐의가 나오면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그만두는 일이 많았다.

미국에선 법무부를 '정의(正義·Justic)부'라고 한다. 정의를 지키는 부처의 장관과 가족이 거짓말을 하고 여러 비리혐의로 얼룩진 사람들이라면 이 황당한 일을 어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