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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항건설 추진과 관련해 원 도정과 도민들 간의 갈등이 5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제주도의회가 비로소 견제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 9월 시민사회단체와 학계·종교계 등 105개 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출한 공론화를 촉구하는 도민 1만명 서명 청원서에 힘입어 도민 공론화를 공식화한 것이다. 따라서 도의회는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2공항 건설 찬반 여부를 묻는 도민공론화를 거쳐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태세다.

　이러한 도의회의 발걸음은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이렇듯 나선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임이 분명하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도권을 잡게 된 것도 도의회로선 크나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동안 도의회는 뒷짐만지고 있어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기회를 삼아 도민들로부터 추락된 신뢰를 다시 얻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반면 시민들이 제시한 공론화 추진을 외면함으로써 도민 갈등 해결에 주도권을 도의회에 빼앗긴 꼴이 된 원희룡 지사는 정치적 손실이 제법 클 것이다. 사실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제출한 공론화를 촉구하는 청원은 2015년 제2공항 건설 발표 후 갈수록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찬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자했던 선의였다. 한마디로 시민단체들은 찬성측이든 반대측이든 간에 도민공론화 결과에 승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데 명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대다수의 도민들도 이에 동의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도지사라는 제주의 최고 지도자가 이조차 수용 할 수 없다면 제주도민의 불행은 먼곳이 아닌 바로 코앞에 있고 제주의 발전과 평화 그리고 도민이 행복한 제주를 만들겠다는 대도민 약속은 정치인의 한낱 부질없는 구호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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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을 전후해 중국인들의 제주에 묻지마 땅투기는 제주부동산 투기 바람을 일으켰다. 여기에다 2015년 원희룡지사가 성산읍을 제주제2공항건설지역으로 발표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이로인해 제주땅값은 하루가 멀게 미쳐 날뛰었다. 특히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성산읍 인근 지역은 전국에서 부동산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됐다. 덕분에 투기에 편승한 사람들과 성산지역에는 많은 땅 갑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것이 제2공항을 찬성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제2공항건설은 공군기지냐 아니면 순수민간공항인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용역부실문제도 제기됐다. 하지만 용역부실문제는 사업추진을 반대할 만큼의 이유가 못된다는 데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을 못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업추진을 할 때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일 뿐 정책결정에 대한 찬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성산 제2공항 건설 추진문제는 용역부실문제가 본질이 아니라 복구가 불가능한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제2공항 건설을 했을 때 과연 그 이상으로 얻어질 절박한 것이 무엇인가에 방점이 있는 것이다. 반면 정책결정자인 위정자 역시 마무리 인프라 사업이라 하더라도 자연을 훼손하는 만큼 그에 버금가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함으로써 설득력에 명분이 있다. 사실 제2공항 건설과 같은 국가가 추진하는 공공 인프라시설인 경우 정책결정에 주민들의 찬반을 묻는 법률도 없고 찬반으로 결정할 책임도 없지 않은가. 다만 사업설명회를 통해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지적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사업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제2공항 건설은 용역보고서나 환경영향평가를 논하기 전에 사업의 결과를 따져보는 대도민 의견을 청취하는 공론화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