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고현영 기자] 제주지역 건설경기가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지난달 민간부문 공사 도급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가 거듭 될수록 건설경기 부진 상황이 악화되면서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가 발표한 '건설경기 동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 말까지를 기준으로 도내 종합건설 477개사 중 289개사가 신규 도급한 공사는 총 404건이며 계약액은 3459억 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계약액을 기준으로 29.0% 떨어진 수치다.

공종별 도급계약 실적을 보면 건축공사는 같은 기간 225건·2264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4.0% 감소했고, 토목공사는 179건·1194억원으로 36.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보다 민간부문 건설경기 침체가 두드러졌다. 더구나 민간부문은 상황이 안 좋았던 지난해보다도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공사 도급 계약액은 총 102건·101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25건·2086건에 비해 51%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민간공사 가운데 토목부문에서 61%, 건축부문에서 51%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수주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건축허가 면적도 계속 감소하면서, 지역건설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지난달 말까지 도내 건축허가 면적은 145만573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5%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공공부문 공사 수주액은 302건·244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해 12.0% 감소했다. 제주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76억원)과 제주도교육청이 발주한 학교 공사(총 224억원) 등의 공사 계약이 이뤄지면서 8월에 비해 감소폭이 다소 줄어든 상태이나,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협회 측은 “민간부문은 올 들어 계약이 되더라도 공사 규모도 작을 뿐만 아니라 계약 건도 크게 줄면서 민간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