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최근 고령화로 인해 의료시설과 요양시설 이용이 늘면서 전염이 우려되는 의료폐기물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 시설이 없어 처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7년 제주지역 발생 의료폐기물은 1792t으로 2008년(519t)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빠르게 진행되는 제주지역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제공이 늘면서 의료폐기물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폐기물은 인체에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인체 조직 등 적출물, 실험동물의 사체 등 보건·환경보호 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이다.

감염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용 소각시설 또는 멸균시설에서 처분된다.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은 전국에 총 14개가 있지만 제주에는 전무한 상태다. 이로 인해 제주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은 밀폐 상태로 보관돼 도외로 반출, 처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시설이 지역별로 편중되게 배치돼 있어 전염성의 우려가 있는 의료폐기물의 상당량이 해당 지역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 의료폐기물의 73%를 차지하고 있는 일회용 기저귀, 붕대 등과 같은 전염성이 낮은 일반의료폐기물을 제외하더라도 감염 위험이 높은 의료폐기물이 발생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처분되면서 국민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전염성이 현저한 의료폐기물의 경우 가급적 장거리 이동없이 병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멸균시설 등을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고령화 등 사회적·경제적 여건을 살펴볼 때 앞으로도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