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제주포럼에 대한 정체성이 확고히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2동 갑)은 “원 도정이 들어오면서 제주포럼이 당초 행사 취지를 잃고 ‘부처 차원의 행사’가 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아닌 장관들이 참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최소한 총리가 참석해야 국가적 사업이 될 수 있는데 부처 장관이 참석해 포럼의 격이 낮아지고 있다”며 “민선 6,7기 들어 행정의 역할이 굉장히 미흡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포럼기간 중 을지연습 기간과 겹친 것을 애초에 몰랐냐”고 물었다.

이에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이번 포럼에 총리가 참석 예정이었는데 올해 을지연습이 5월로 조정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내년 포럼에는 일정을 충분히 감안해서 외교부 장관과 총리를 꼭 참석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포럼 내 전체 세션 중 외교·안보 분야가 53%에 불과했다”며 “제주포럼은 김대중 대통령이 2006년 남북공동선언을 기념하며 만든 것인데 특정 주제없이 백화점식으로 다양하게 나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자크 랑 전 프랑스 장관 등 이번에 참석도 하지 않은 인사들이 포럼 홈페이지에 나온 걸 봤다”며 “포럼에 대한 홍보는 커녕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막대한 도민 혈세 35억원을 들여 추진한 이번 포럼의 제주 유료등록자는 121명에 불과하다”며 “2002년부터 개최된 보아오포럼은 26개국이 협력국으로 참여하는 등 자리를 잡고 있는데 정체성이 모호한 ‘종합세트식’ 포럼이 돼 가고있다”고 제기했다.

또 이 의원은 최근 관광트렌드 변화에 맞춰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의원은 “올해 8월 기준 폐업한 숙박업소가 506곳인 상황인 가운데 단체관광보다 특수목적 형태의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는 추세”라며 “타 지역에서는 관광과 체육을 묶어 이미 ‘관광체육국’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을 떼어놓는 게 아니라 레저나 체육 등과 연계해 제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갑)도 “제주의 핵심사업이 관광인데 행정에서의 관광 컨트롤타워 기능이 매우 미비하다”며 “모든 것을 관광에 염두한 행정체제, 즉 ‘관광부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