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신문=윤승빈 기자] “그동안 우리 교육은 아이들을 삶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러다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음을 듣게 한 것이 아닌, 영어 글자와 문법을 외우게 하고 정답을 맞히도록 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지난 24일 울산광역시교육청에서 특강을 통해 “아이들을 삶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울산교육청은 이날 노옥희 울산교육감을 비롯해 울산교육청 관계자들과 관내 영어교사들, 학부모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들엄시민 특강’을 진행했다. 이 특강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강사를 맡았다.
들엄시민은 ‘듣다보면’이란 뜻의 제주어로, 이석문 교육감이 2008년부터 도내 학부모들과 함께 시작한 영어 습득 과정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 원음을 듣도록 하면서 영어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으로, 현재 학부모 동아리를 중심으로 도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
울산교육청은 내년부터 교사들을 중심으로 학교 현장에서 들엄시민 형태의 영어 교육 과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제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들엄시민에 대한 특강을 마련한 것.
이 교육감은 “들엄시민의 핵심은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3년간 약 1000시간 동안 영어 원음을 매일 1시간씩 꾸준히 들어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가족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들엄시민이학부모 동아리로 운영되는 이유는 학부모들이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부모는 영어 사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가 불안하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불안을 나누고 격려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오랫동안 들엄시민을 한 가족은 진정한 가족의 소중함과 행복을 얻었다고 이야기한다. 들엄시민이 가족 복원 효과도 있는 것”이라며 “울산에서는 교사를 중심으로 들엄시민을 운영한다고 한다. 어떤 모형이 될지 기대된다”고 응원했다.
이어 “울산의 들엄시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제주가 도울 수 있는 건 충실히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