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탐라 九龍 이야길 따라
동물과 유사한 모습부터 뿔 달린 용까지…형상·구분 따라 ‘제각각’15. 에필로그 下 ①
장영주  |  jejupress@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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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18: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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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오름 전경.

 용의 형상, 한국·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몸에 비늘이 있고 네 개의 발에 날카로운 발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큰 눈과 긴 수염을 지니고 있는데 코와 입으로는 불을 내뿜으며 여러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몸의 색깔은 청, 적, 황, 백, 흑 등으로 나타난다.

 중국 위나라 때 장읍이 지은 자전인 ‘광아’에는 용이 아홉 가지 동물들과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몸통은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주먹은 호랑이와 비슷하다고 돼있다.

 또한 비늘은 81개이며, 소리는 구리쟁반을 울리는 소리와 같고, 입 주위에는 긴 수염이 있고, 턱 밑에는 구슬이 있으며, 목 아래에는 거꾸로 된 비늘이 있다고 한다. 용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만 날개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용의 구분, 제1용은 황룡이다. 황룡은 누른 빛깔을 띤 용이다. 제2용은 익룡이다. 익룡은 날아다니는 용을 말한다. 제3용은 각룡이다. 각룡은 뿔이 달렸다. 제4용은 린룡이다. 린룡은 비늘이 붙었다. 5용이란 말도 한다.

 

 풍수지리설에서 토지의 기복인 산을 용 혹은 용날이라 한다. 그것은 기복변화가 무상한 산이 마치 음양조화를 마음대로 통한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산은 반드시 종산이 있고 그로부터 산맥들을 이룬다. 종산을 태조산이라 하는데, 곤륜산은 중국의 태조산이고 백두산은 우리나라의 태조산이다. 이 태조산에서 뻗어 나오는 큰 산맥을 ‘간룡’이라 하고, 주산맥에서 분류하는 지맥을 ‘지룡’이라 한다.

 용에는 귀천·장단·노약이 있고, 또 용의 생김새로 봐서 길룡·흉룡·생룡·사룡이 있다. 지기의 왕성 여부는 산세가 웅장, 수려하고 산맥이 길수록 좋지만 아무리 높고 험준한 산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흉룡이거나 사룡인 것은 별 쓸모가 없다. 따라서 지형과 산세를 잘 살펴서 흉룡과 사룡을 피해야 한다고 봤다.

 또한 수신인용은 건축물의 화재 예방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기와의 무늬나 용마루의 용두 등으로 표현돼 방화 신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또한 바다에서 회오리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용이 하늘로 오르는 것이라고 해서 ‘용오름’이라고 불렀다.

 

 탐라에는 오름과 관련된 용 명칭으로 거문오름, 용눈이오름, 체오름, 용와이오름이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

거문오름의 9룡, 아홉 마리 용이 살고 있는 곳,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 이전에도 2005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다.

 높이 717m, 우거진 숲이 검게 보여 ‘검은오름’이라고도 하는 이 오름은 제주도 한라산 기슭에 생긴 기생화산 중 하나다. 깔때기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오름 분화구에는 낙엽수림이 많이 자라고 있으며, 1년 내내 화구호에 물이 고여 있다. 이 오름은 아홉 마리 용이 살고 있는 신성한 오름이기도 하다.

 굼부리를 둘러싼 말굽 모양의 능선에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마치 너울처럼 이어져 있다. 풍수지리학에선 거문오름의 이런 지형을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노는 형상’ 구룡농주형이라고 한다. 굼부리 안의 알오름을 여의주로, 능선의 아홉 봉우리를 용으로 비유한 것이다.

 제9용은 알오름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용이 여의주를 품고 있는 형국으로 ‘회룡은산봉’ 이라한다. 멀리 흘러온 용이 방향을 바꿔 산속으로 숨은 형국이라 할 수 있다.

 제8용은 푸른빛을 띤 용이 물가를 찾아 물을 마시는 ‘청룡음수봉’ 형국이다. 제7용은 누운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회룡하는 형국의 ‘와룡능주봉’다. 제6용은 붉은 빛을 띤 용이 서기를 머금고 구름 속으로 나오는 형국의 ‘적룡출운봉’이다. 제5용은 새끼용이 어미용이 있는 곳으로 돌아보는 형국의 ‘자룡고모봉’이다.

 제4용은 한라산에서 흘러 온 용이 머리를 돌려 시발점인 한라산을 뒤돌아보는 형국의 ‘회룡고조봉’이다. 제3용은 누런빛을 띤 용이 성스러운 기운을 토해내는 형국의 ‘황룡토끼봉’이다. 제2용은 흰빛을 띤 용이 바다를 바라보는 형국의 ‘백룡망해봉’이다. 제1용은 검은빛을 띤 용이 하늘로 향해 날아오르는 형국의 ‘흑룡상천봉’이다.

   
거문오름 9룡 안내도.

 용눈이오름,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용눈이 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와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경계에 위치한다. 이 오름은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모지오름에서 용이 솟아나와 이곳으로 날아와 만들어졌다 한다.

 표고는 247.7m이고 비고는 약 80m로 전체적으로 보면 잔디 오름이다. 화구륜은 약 700m의 타원형, 화구 바닥은 정상에서 40m 깊이인데 이것이 활처럼 휘어져 내린 낮고 작은 등성이에 의해 세 칸의 둥근 방으로 갈라져 동서로 나란히 형성돼 있다. 어미 굼부리가 안에 세쌍둥이 귀여운 새끼 굼부리를 품고 있는 모습으로 ‘용이 누워있던 자리’란 어원이 생겼다. 

글·사진= 장영주

  (스토리텔러,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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