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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도지사는 민주주의와 싸우려는 것인가
윤여일  |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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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18: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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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의 의견수렴 과정을 64회 거쳤습니다.”

 지난 10월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주사회의 갈등 해결을 위해 제2공항 추진에 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은가”라는 정동영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원희룡 도지사가 내놓은 답변이다. 도민의 의견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쳤으니 이제 와서 별도의 공론화 절차는 필요 없다는 내용이었다.

 64회. 이 수치가 궁금했다. 제2공항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몇 차례 공청회와 토론회가 있긴 했지만, 64회는 대체 어디서 산출된 수치일까. 이 수치와 더불어 의심스러워진 것은 원지사의 ‘도민의견수렴’에 관한 이해였다.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는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제주도민의 찬반 의견이 엇비슷하고, 국토부가 성산 지역에 추진하려는 제2공항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늘어나고, 특히 공론화에 대해서는 압도적 다수가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희룡 도지사의 의견과 제주도민의 의견은 현재 무척 괴리되어 있다.

 11월 4일까지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과정이 진행됐으며, 11월 5일 제주도는 그 결과를 공개했다.    

 의견 접수는 홈페이지 360건과 방문접수 105건, 도합 465건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그 내용이 ‘보상대책마련’ 19건, ‘지역상생발전’ 50건, ‘생활기반시설’ 13건, ‘문화시설확충’ 1건, ‘지역문화보존’ 1건으로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전체 의견의 81%에 이르는 381건이 기타로 분류되어 있다.

 물론 이것을 곧 제주도민의 여론으로 간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체 제주도민 가운데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한 소수의 입장만이 확인되며, 동일인이 여러 차례 의사를 피력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기본계획 확정과 추진을 위한 도민의견 수렴과정이었다고 하나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대립하는 공방전이 되었으며, 반대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사실이다.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을 거쳤으니 원지사는 이제 도민의 의견 수렴 과정을 65회는 거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민의견 수렴의 횟수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당연히 의견의 내용이며 의견이 반영되는지 여부다. 도민의 의견을 받고서는 묵살하고 지운다면 도민의견 수렴과정은 불필요한, 아니 있어서는 안 될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현재 많은 제주도민이 제2공항 추진 여부를 도민 스스로가 결정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그리고 원지사는 제주의 민주주의와 싸우고 있다. 지금 제주의 민주주의가 패배한다면, 제주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장기적 갈등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제주의 민주주의는 아직 죽지 않았다. 지금의 이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더욱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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