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제주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주학연구센터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절멸’ 위기에 있는 제주 방언의 보전을 위해 국립방언연구원 설립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전 국립국어원장인 이상규 경북대 명예교수는 11일 제주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주학연구센터 국제학술대회 ‘제3회 제주학대회’ 기조강연에서 “방언을 보존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은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방분권화 시대를 준비하는 등 새로운 문화융성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 국어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작업을 총체적으로 관장해 시행할 국립방언연구원의 설립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절멸 위기에 있는 제주방언의 보존은 국가적인 과제인 동시에 지방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주도가 국립기관으로서 국립방언연구원의 설립과 유치를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는 국립국어원이 있지만 기존 시스템으로 국립국어원에서 방언을 관장하는 일은 역부족으로 보인다”며 “별도의 기관인 국립방언연구원이 들어서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제주방언은 보편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절멸위기에 처한 인류의 지식 정보라는 면, 기원과 접촉에 의한 변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매우 사료적 가치를 지닌 대상으로 인정됨에 따라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방언에 대한 보호와 관리체계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향후 제주도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제주민뿐만 아니라 전국민들이 절멸 위기의 제주방언 보존을 위해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국립방언연구원의 지향 목표 ▲국립방언연구원 본원·분원 설립 추진 ▲방언조사 후 심의 통한 표준어 고시 등을 제언했다.

한편,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가 주관한 이번 제3회 제주학대회는 ‘소멸 위기의 제주어 보전과 부흥방안, 세계 언어학자들에게 듣는다‘를 주제로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