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화장이 보편적인 장례문화로 자리잡으면서 화장 후 유골을 안치할 봉안당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제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정된 만큼 관련 수요에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봉안시설 설치현황 및 향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 봉안당은 당장 내년부터 2204구가 부족한 상황으로 2022년에는 1만4353구가 부족할 전망이다. 올해 제주지역 봉안당은 5934구의 여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해 1만1673구 대비 49.3% 감소했다. 제주지역 봉안당의 여유 구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봉안시설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제주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전체 인구(67만738명) 중 14.9%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로 나타나면서 봉안시설 부족 문제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제주연구원은 급속한 고령화로 오는 2026년 제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수요 대응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원시연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051만명으로 2016년 대비 1.4배 증가하고, 사망자수도 2025년에는 37만명으로 2016년 대비 1.3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에 관련 수요에 서둘러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례문화에 전반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며, 장사시설에 대한 거부감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망자(亡子)에 대한 추모에 초점을 맞추는 장례문화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봉안당 부족문제가 봉안당을 포함한 장사시설을 교육환경보호구역에 설치할 수 없게 한 관련법과 시민들의 혐오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