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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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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6  16: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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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동화로 보는 신기한 동물 이야기

노정래 ‘동물은 나의 선생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동물의 세계’ (마음이음, 194쪽, 1만2000원)

   
▲ 책 ‘동물은 나의 선생님’ 표지.

“뉴스에 온갖 사건이 끊이지 않고 나와요. 사기, 살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몹시 불편해요. 동물의 세계에선 볼 수 없는 일이거든요. 동물은 사기 치지 않고, 밉다고 다치게 하거나 죽이지 않아요. 순수해요. 사람으로 치면 인성이 좋다고 볼 수 있어요. ‘동물의 순수한 마음을 닮은 사람이 한둘씩 늘면 아름다운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작가의 말 中)

인간의 세계와는 너무 다른 동물의 세계를 동화로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서울대공원 원장, 제주 조랑말 연구자, 종복원기술원 자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물행동학과 야생동물학을 가르쳤던 저자는 동물의 시각과 방식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가치들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책은 교육부가 제시한 인성의 여덟 덕목, 즉 예절, 책임, 협동, 정직, 소통, 효, 배려, 존중에 부합하는 동물들을 소재로 해 완성됐다. 어린 코끼리가 들려주는 ‘예절’은 늙은 코끼리의 인생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코끼리 집단을 보여준다.

벌 삼총사가 보여주는 ‘책임’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공동체 사회를 이뤄가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홀로서기하는 늑대와 사람 때문에 가족과 헤어지게 된 고라니 이야기 등에서는 인간 사회와 비슷하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순수함,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성품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책은 아이에게 친근한 동물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시선으로 ‘삶의 자세’를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 지 제시한다. 동물 전문가가 쓴 책답게 동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다.

책에 나온 정보들은 사전식 나열이 아닌 재밌는 동화로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동물의 생태를 더 생생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와 함께 적이 공격해 올 때 맞서는 코끼리의 방어법, 뛰어난 청각으로 먹이를 잡고 영리한 방법으로 집을 짓는 여우, 다람쥐가 양식으로 모으는 도토리 구별법 등 등장하는 동물을 중심으로 곤충, 새, 자연 생태 등 여러 동물과 자연에 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여러 시간대가 하나의 시간으로

배수아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워크룸프레스, 168쪽, 1만3000원)

   
▲ 책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표지.

“존재는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의미일까.”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나왔다. 소설은 기억을 잃은 여자와 남자가 머무는 여관방에서 시작한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려 무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고 알리고, 또 누군가는 전화로 결혼식 배가 곧 출발하니 바다로 와야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무녀의 집을 방문하지만 정작 그들의 행방을 모른다. 작가가 낭독하기 위해 써 내려간 이 소설은 우연과 필연이 겹치면서 ‘순간’과 ‘시간’이 뒤섞인다.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실체를 추적하면서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있다’고 여겼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소설에 나온 인물들은 목소리에서 몸짓, 다시 몸짓에서 목소리를 반복하며 그들을 둘러싼 일들을 떠올린다. 그렇게 현실이 드러나면서 이제껏 인지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생의 노을길에서 바라본 삶의 단편

문경훈 ‘바람 불어 좋은 날’(북매니저, 123쪽, 1만원)

   
▲ 책 ‘바람 불어 좋은 날’ 표지.

“세상사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이므로/ 깊이 생각하고 홀연히 떠나보내세/ 그 사연도 흘러가리라고 피리 곡조에 담아/ 한바탕 허공을 휘젓고 나면/ 세상사 생시로 다 꿈이로다” (시 ‘인생무상’ 中)

‘목수 시인’ 문경훈이 지난해 첫 시집에 이어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그는 1년동안 제주 산야를 누비면서 새로 200여 편의 시를 썼다.

제주시 애월읍 해월리가 고향인 시인은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가난한 어린시절 목수 문하생이 되면서 배운 삶의 고난 등을 작품에 녹여냈다. 야간학교를 다니면서 시를 처음 접해 부지런히 습작시를 쓰고 문단에 입문한 그는 시를 쓰는 기쁨을 작품 곳곳에서 말한다.

그의 이번 시집을 두고 고훈식 시인은 “그의 시는 크게 단락을 나눈다면 자연에서 구한 생명의 경외심과 생업인 목수 일, 날마다 느끼는 삶의 가지나 풍광에서 구한 흥취로 시로 옮기고자 하는 의지가 곧 시인”이라며 “시인으로 사는 삶이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라는 암시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금 모자라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

문부일 ‘알바 염탐러’(마음이음, 160쪽, 1만2000원)

   
▲ 책 ‘알바염탐러’ 표지.

제주출신 작가가 쓴 유쾌한 청소년 소설이 나왔다. 책 ‘알바 염탐러’는 저자가 지난해 쓴 다섯 편의 글을 모아 만들어졌다. 

저자가 대학 입학 전까지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담에서 비롯된 ‘알바 염탐러’부터 마음에 드는 집으로 이사했다가 귀여운 스티커가 붙여진 경험담과 당시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뇌물을 받아 성적을 조작한 일이 많았던 보도를 결합한 ‘웰컴, 그 빌라 403호’,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석 달간 머물면서 만난 몽골 대학생의 인생으로부터 구상한 ‘그 사람의 이름은’, 조카들이 사춘기를 보낼 10년 뒤 사회가 여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버킷 리스트 1번’, 외국 청소년에게 들은 거침없는 성에 대한 이야기로 떠올린 ‘다섯 명은, 이미’ 등이 수록됐다.

일상 속에서 낯선 풍경을 염탐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소설에는 학벌 사회, 무국적자, 몰래 카메라, 성적 조작, 부동산 투기 등 외면할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이 등장한다. 남루하지만 치열하게 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가 재밌게, 또는 슬프게 전해진다.

#육아의 해법은 도서관?

이혜진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로그인, 236쪽, 1만4000원)

   
▲ 책 ‘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 표지.

결혼한 지 10년, 엄마가 된 지 10년인 저자가 또 다시 살아야 할 10년을 앞두고 책을 냈다. 저자는 책을 쓰며 자기 자신조차 잊고 있었던 상처를 되돌아보고 보듬었다.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뤄낸 소소한 성취들과 행복은 책을 내게 된 계기가 됐다.

저자는 “육아란 아이만 자라는 과정이 아니라 부모로서 자신의 자아도 함께 성숙하는 과정”이라고 전한다.

책은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기보다 ‘엄마, 아빠도 너처럼 새로운 걸 배워가고 있어’라고 알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육아 상담소로 ‘도서관’을 권한다. 도서관에 간다고 해서 정답이 찾을 수 있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아이를 막 출산한 초보맘부터 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육아의 해법을 제공한다.

#처음이 아닌 처음이 존재하기 위해

문혜영 ‘전갈자리 아내’(파우스트, 272쪽, 1만3000원)

   
▲ 책 ‘전갈자리 아내’ 표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영광의 순간이 담긴 소설을 책으로 펴낸 소설가가 있다. 소설 ‘전갈자리 아내’는 저자의 2007년 신춘한라문예 당선작으로 총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됐다.

‘전갈자리 아내’는 아내와의 외적 갈등과 화자 내면의 소리를 ‘전갈’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전개된다.

이와 함께 2017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당선작 ‘거미’를 비롯해 자연현상의 일부로서 연쇄살인을 다룬 ‘중독’, 성폭력에 노출된 유년의 깊은 그늘을 그린 ‘숲’, 가족의 의미를 해저 깊은 곳에 서식하는 아이스 피쉬의 존재성으로 환치시킨 ‘아이스 피쉬’, 반려동물을 통해 이 시대의 소외된 공동체를 돌아보게 하는 ‘아주 가벼운 인사’, 삶보다 앞서가는 사랑의 시간성을 고찰하는 ‘포르말린’, 평범하지만 고유하고 빛나는 인생의 순간들을 담은 ‘로제트’가 차례로 이어진다.

저자는 “어느새 내 자신의 슬픔조차도 글의 재료로 쓰는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퇴고를 하고 있었다”며 작품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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