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바다와 육지 사이의 중간지대로 연안습지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제주의 해안사구가 행정이 주도하는 개발에 사라져 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해안사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제주도 연안습지의 관리 현황과 과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양 국장은 해안사구의 모래에 대해 “해양생태계 영양 순환을 담당하며 지하수면을 높여 배후지역의 농업용수를 공급한다”며 “특히 해안사구는 대륙으로 유입되는 염분을 막고 바다와 육지 경계에 위치해 독특한 환경을 지닌 생물 서식처로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 국장은 “이런 제주도 해안사구가 항포구 개발과 관광시설, 숙박시설 등으로 상당부분 훼손됐다”며 “제주도의 사구는 2017년 기준 과거 13.5㎢에서 현재는 2.38㎢로 11.17㎢(82%)가 감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녕 마을을 중심으로 행원리와 월정리 일대에는 제주도 최대의 해안사구가 분포하고 있으며, 전국 사구 중에서도 가장 면적이 넓은 곳이었다”며 “해안도로와 카페 등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사구 면적이 줄어들어 소형사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양 국장은 “해안사구 보존 조례를 제정하고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해안사구를 보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