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해안사구가 점점 소멸되면서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사구는 해변 뒤쪽에 쌓인 모래언덕으로 파도를 흡수해 자연방파제 역할을 한다. 제주 지역에는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대규모 해안사구가 잘 발달해 있다. 하지만 공유수면인 조간대에 비해 사유지가 많고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지고 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4일 오후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개최된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해안사구는 유입되는 염분을 막고 독특한 환경을 지닌 생물 서식지로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라고 전제, 해안사구를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해안사구가 항포구 개발과 관광시설 등으로 1970년대보다 82% 훼손됐고 보전 조례를 제정해서라도 개발행위를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최대의 해안사구인 행원리와 월정리의 경우 해안도로와 관광시설물이 들어 차면서 사구면적이 줄어 시시때때로 바람에 날려 인도나 도로위에 올라 온 모래를 치우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면적이 줄어 소형사구로 변모한 형태도 문제지만 개발에만 급급한 나머지 해안사구의 가치를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제라도 해안사구 보호와 복원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복원를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해안침식의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해안사구 등 환충지대에 대한 개발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보호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