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이 작 ‘내가 자란 나라(The country I grew-up in)’.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2017년 마흔여섯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제주출신 고(故) 박태이 작가의 작품들이 원도심에 펼쳐지고 있다.

제주시 중앙로에 있는 전시공간 새탕라움은 오는 15일까지 박태이 작가 유작전 ‘박태이, 제주를 사랑하고 그리다’를 열고 있다.

박 작가는 1971년 제주에서 태어나 201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수료했다.

고향인 제주를 주제로 강렬한 색을 이용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다 2017년 6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유작전에는 생전 제주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가의 유작 중 2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와 더불어 그가 쓴 작가 노트의 일부 페이지 파일과 동료들이 펴낸 그의 유작집 ‘박태이 유작집 - 박태이, 제주를 사랑하고 그리다’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2014년 서울에서 연 첫 개인전 작가노트에서 “무수히 사라지고 지워지는 형상 위에 새로이 반복적으로 얹어지는, 사방에서 채집돼 드러나는 풍경들은 기억의 테를 구성하는 장치”라며 “동시대의 출렁이는 파고를 공통분모로 가진 채 살아내는 우리에게 ‘내 안으로 수직으로 파고들기’와 ‘타인 향해 수평으로 걸어가기’의 여정은 육체와 정신이 치우치지 않게 나아가야 할 운동성과 함께한다”고 작업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작가의 친구이자 전시를 기획한 방수련 유진북스 편집장은 “2년 사이 서울에서 제주 작업실로, 친구 집과 언니 집 창고로, 제주 동료 작가의 작업실로 옮겨 다녔던 그의 유작들을 모으고 작업실, 전시회 등에서 찍은 사진자료를 모아 유작집으로 만들었다”며 “유작집을 펼치는 이들이 슬픔보다 그가 사랑했던 강렬한 색의 제주도로, 그리고 자신만의 특별했던 시절 인연으로 작가를 애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가의 대학 동기인 이나연 미술평론가는 “이미 세상에 없는, 투병하느라 제대로 된 전시를 해보지 못한 작가에게 지원되는 예산이나 관심은 부족했다”며 “그의 작업실에 남은 재료들을 쓰는 작가들이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전시를 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