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과 학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이를 구분하지 않고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학대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도내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415건에 이른다. 이 기간에 아동을 학대해 검거된 건수도 137건으로 1년 전 79건보다 갑절 가까이 증가했다. 신고건수와 검거건수 모두 크게 느는 추세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잘못을 꾸짖고 질책하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반발심을 유발시킨다면 제대로된 훈육일 수 없다. 학대는 폭행과 체벌만이 아니라 혼내기, 꾸짖기, 소리지르기도 해당한다. 단순히 내 자식이므로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해선 안 된다. 아이들도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다. 아이들의 자존에 손상이 안 가도록 잘못한 점, 고쳐야 할 부분을 대화와 설득과 계도로 풀어나가야 한다.

　따지고 보면 아동학대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사회경제적 스트레스 또는 부부갈등이 아동학대로 연계된다. 경제난, 직장문제 등으로 인한 부모의 고민이 자녀들에게 미치도록 해선 안 된다. 부모가 고난에 직면하거나 아이들이 말을 잘 안 듣고 학교 등 밖에서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욕부터 앞세워 공격적으로 추궁하고 과거 잘못까지 들춰내 혼쭐을 내는 형태의 훈육은 금지해야 한다.

　너무 화가 나 견딜 수 없더러도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감정만 배제해도 훈육이 학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