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윤희 ‘마을-제주’.

▲ 홍보람 작 ‘존재하기 작은1’.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11년 전, 두 작가는 처음 만났다.

자연을 교과서 삼아 작업하고 그 안에 담긴 감성이 비슷하다 생각한 홍보람 작가가 허윤희 작가의 작업실에 찾아간 결과였다.

2019년, 허윤희·홍보람 작가는 ‘공명하다’를 주제로 아트스페이스·씨(대표 안혜경)에서 2인전을 열게 된다.

‘공명하다’라는 주제에서 볼 수 있듯 두 작가는 자연에 깊이 공감하면서 뜻을 같이한다.

자연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표현한다.

두 작가는 나무를 태워 만든 ‘목탄’을 주로 활용해 작업한다.

쉽게 지워지면서도 다시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성하고 고쳐나가는 삶과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허윤희 작가는 일상에서 만난 순간들을 목탄 드로잉과 벽화를 통해 보여준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는 기쁨을 표현한 배추, 남북 간 화합을 의미하는 헌화, 고단하면서도 삶의 진가를 보여주는 신체인 발, 백록담을 올랐던 경험을 그린 마을-제주 등은 작가가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해 온 그간의 시간을 암시한다.

홍보람 작가는 자연의 다양한 변화와 생동감으로 얻어진 영감을 추상화, 설치 등으로 소개한다.

솔방울, 나뭇잎, 돌멩이 등 자연물의 기본적인 형태가 갖는 에너지에 주목한다.

독립된 개인의 공간에 씨줄과 날줄로 구멍을 뚫으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해 ‘열려있음’을 알린다.

이번 전시에는 두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허 작가의 작업과정을 실시간으로 담은 영상과 그의 책 ‘나뭇잎 일기’로 제작한 원화 액자, 에코백, 엽서 등이 마련된다.

안혜경 대표는 “이번 전시가 곶자왈, 오름 등 지난 수년 간 난개발로 몸살을 앓는 제주의 위기 속에 일상에서 생태적 감수성을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열린다.

전시 첫날 오후 6시 30분에는 작가와의 대화와 파티 등 오프닝 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