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폭락하는 감귤가격을 회복시키기 위해 오늘(16일)부터 설까지 대과 2만t을 수매하는 시장격리사업에 들어갔다. 사업비 60억원을 투입해 2L 규격 감귤을 수매해 시장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가격안정을 유도하는 사후대책이다.

　요즘 감귤가격은 5㎏ 기준 1상자당 6000원선으로 지난해 8000원선에 비해 크게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대로 두면 가격이 더 곤두박질 칠 수도 있어 수급안정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도민 혈세로 수급을 조절하는 하책을 쓸 것인가.

　물론 농산물을 시장원리에 맡기는 것은 시기상조다. 감귤농사 역시 경쟁력이 확보돼 자력으로 생산량과 출하 수급 조절이 이뤄질 때까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감귤가격 폭락 방지를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反)하기도 하지만 산업화한 감귤농업의 자생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장은 수급조절이 어느정도 성공해 가격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제주도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해 유사한 일이 반복될 것이다.

　적정 시장가격은 감귤 생산량을 지금의 50만t 내외에서 30만t 수준으로 과감히 하향 조정하고 당도를 더 높인 최상품 감귤을 생산하면 저절로 이뤄진다. 감귤이 유일한 겨울과일로 시장을 지배하던 시대가 끝난지 언제인데 시장가격 타령만 할 것인가. 제주도의 과감한 감귤원 폐원과 고품질 생산을 위한 사전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