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최근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해양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겨울철은 난방기구 사용 증가로 화재발생 개연성이 높아 화재사고에 유의가 필요하다.

15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제주 근해 해양사고의 51.6%인 1040척이 10월부터 3월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선 사고가 가을·겨울철에 집중되는 이유는 해상 날씨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겨울철은 낮은 수온 때문에 해양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클 수 있다.

실제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창진호는 통발을 끌어올리던 중 너울성 큰 파도를 맞아 배가 중심을 잃으면서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초속 19m의 강한 바람과 함께 파고 4m의 높은 파도가 이는 등 풍랑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겨울철에는 어선 화재 사고 위험도 크다. 난방기구 사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전기시설은 바닷물에 빨리 부식돼 제때 교체해야 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교체를 미루면서 누전이나 합선·폭발 등의 화재사고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19일 제주시 차귀도 서쪽 약 76㎞ 해상에서 통영선적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29t·승선원 12명)에서 불이나 침몰된 데 이어 지난 11일 오후 3시쯤 구좌읍 세화항 3㎞ 앞 바다에서도 선원 7명이 탄 제주선적 A호(9t)에서 불이 났다.

15일 새벽 2시30분께는 제주시 한림항 북서쪽 33㎞ 해상에서 조업하던 경남 사천선적 B호(139t)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해경 관계자는 “출항 당시 바다 상황과 조업지역 바다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업인들은 기상특보 발효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무리한 운항을 자제해야한다”며 “특히 겨울철 난방기구 사용 등 화재 사고에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