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윤승빈 기자]

직업교육의 핵심은 ‘Anywhere’...현장 환경 일체화
학교와 노동시장 연계성 중요...교육-고용 연계 요구
시험은 ‘낙방’ 아닌 ‘수준유지’...학생의 선택권 보장

▲“Anywhere”
2022년 전면 실시될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 제주도교육청의 연구팀은 고교학점제와 직업기초능력이라는 연구 주제로 늘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했다.
연구팀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학교는 변해야 하고, 이에 부합하는 교사의 책무는 무엇인지에 대해 깊게 논의했다.
그리고 스위스와 프랑스를 방문해 선진적 직업교육 현장에서의 직업기초능력 함양과 고교학점제 정착 방안을 찾아나갔다.
이번 연수 참가자들이 스위스 두 곳의 직업학교에서 학교 대표에게 직업교육 및 학교의 직업기초능력의 핵심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답변은 언제나 “Anywhere”(어디에나 있다).
연구팀은 “당시에는 무성의한 답변이라 여겼지만, 지금에 와서 고찰해보면 명답이다”라며 “교과시간에 직업기초능력 교재를 통해서만 학습하는 것으로 직업기초능력이 함양될 수 있다는 생각이 편협한 오류였다”고 반성했다.
스위스의 직업교육 현장에서 주고받으며 배우게 되는 모든 지식은 직업기초능력이며, 실무능력이다. 명확한 인재상이 설정된 학교현장에서 마련된 모든 경험이 능력인 것이다. 교육 현장이 직무 환경 그 자체이거나 거의 같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선진국 프랑스
프랑스는 1791년 ‘모든 시민에게 공통적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상의 공교육을 조직한다’는 헌법 이래 근대적 공교육 제도의 기초를 잡은 공교육의 선진국이다.
학년 진급에 따른 상위학교 진학에 있어 단순 진급이 아니라, 시험 또는 성적 판정에 의한 과정 수료주의를 취하고 있다.
시험은 낙방시키기 위한 것이 아닌,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 실시한다.

▲제주 직업교육의 방향
지역사회 및 제주도 기업의 협력시스템을 구체화해 스위스와 같은 산학협력을 위한 전문 기관 및 담당자가 배치되는 등 기업과 지역 사회와의 협력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또 직업기초능력 함양에 책무가 있는 보통교과 및 직업교육 담당 교사들의 현장에 대한 경험, 실제 현장과 같은 곳에서의 실제적 지식 및 교수법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이다.
제주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을 중심으로, 단위 학교마다 핵심 추구 가치와 인재상 및 전문 인력 양성 유형이 구체적으로 설정돼야 하며, 이에 따라 교육 역량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
제주도 특성화고에서 직업기초능력 교육활동의 문제점 및 어려움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도 필요하다. 단위학교 및 교육청 차원에서 직업기초능력 교사 연구회가 조직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구 결과물이 누적, 관리되고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와 고충이 논의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교학점제의 적용
먼저 학교에서 운영할 관련 자격의 과정 선정을 위한 산업 분석이 필요하다.
제주 지역사회의 산업 및 발전 동향을 분석하고 현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분야, 인력 수준, 학교 여건, 학생 특성 등을 파악한다.
이렇게 된다면 지역사회 적합한 분야의 특성화를 도모할 수 있고, 향후 산학연계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의 경우 학생의 흥미와 진로를 고려한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의 과목 선택권도 확대시킨다.
일반고와 특성화고의 연계로 특성화고 직업교육 프로그램 수강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특성화고 끼리의 연계도 노려볼 수 있다.
도교육청의 경우 공공기관, 대학 산업학교 등의 유휴 공간 내 수업 운영 및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현대사회에 맞게 온라인 강의 활용 역시 중요하다. 물적, 인프라 부족으로 다양한 과목 개설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 교육과정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교육청 고교학점제 연구팀은 “시대는 급변하고 있으며, 10년 앞서 미래의 인재를 양성해야 할 교육현장은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