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수돗물 중 절반가량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버린 물 값만 781억이라니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리 수준에 물까지 판다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지난 16일 환경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제주지역에서 공급한 수돗물은 1억 7539㎥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7598만t(43.3%)의 수돗물이 누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고 전국평균(10.8%)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제주도정의 무능, 무책임, 무소신의 행정능력을 들여다보게 한다. 결국 물을 우습게 여기고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행정의 그릇된 발상이 낳은 결과다.

　이는 환경부의 지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환경부는 “제주도 지질특성상 누수를 관찰하기 어려워 상수도관 수리가 늦어지기도 하고 상수도 공정이 복잡한 지하수를 끌어 쓰다 보니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초록동색이라고 제주도를 감싸는 의례적인 이야기로 들리는 것은 이번 사태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제주의 지하수 개발역사는 이미 수십 년을 넘어섰고, 당국은 틈만 나면 물 관리 통합시스템 구축을 운운해왔다. 이런데도 제주도의 물 관리 수준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어디 수돗물뿐일까. 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대책, 농업용수와 대형관광 업소에 대한 물 관리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온다. 제주도정은 당장 물 관리를 최우선의 정책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