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그저 내가 가장 편한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길

오세진 ‘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프레너미, 252쪽, 1만5000원)

▲ 책 ‘자유롭게 이탈해도 괜찮아’ 표지.

새롭게 경험하는 모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자가 책을 펴냈다. 저자는 작가이자 힐링프로듀서, 트레일러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삶과 소통의 본질에 대한 글을 쓰고 강의하는 것이 천직이라 믿는다.

서른이 넘도록 저자는 열심히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멈추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스스로조차 이유를 몰랐다.

불행히도 세 번의 교통사고를 겪으며 만신창이가 된 몸이 돼서야 알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저자는 자신과 같이 앞만 보고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아픈 경험을 통해 저자는 삶 속에서 쉬운 길이 아닌 바른 길을 선택한다. 이후 건강한 몸과 함께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된다.

저자는 책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는 게 전부라고 강조한다. 매일 반복되는 삶은 다소 지루해 보일 수 있지만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간 자신에 집중하고 응원할 수 있길 바란다.

욕심을 갖고 평소보다 빨리 달리면 잠시나마 남들을 추월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지칠 게 뻔하다. 그저 자신이 가장 편한 속도로, 낼 수 있는 속도로 부지런히 가는 수 밖에 없다.

저자는 내가 나에게 맞는 속도로 가고 있는 것뿐인데 자신보다 빠른 성공가도를 달리는 남의 삶이 부러울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앞사람이 멈춰서길 기대하기보다 한 걸음씩 쉬지 않고 걸으면 적어도 뒤에서 오는 선수에게 잡힐 일은 없다. 그렇게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삶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맞춰 이리저리 휘청이고 자신만의 주관없이 사는 삶은 행복하기 힘들 것이다. 인생은 스스로 써 내려가는 책이라는 말이 있듯 모두는 자신의 삶을 담담히 적어 내려가고 있다. 온갖 경험을 통해 기록한 것이 바로 삶이다.

책은 현재 어떤 경험을 내 인생이라는 책 속에 담고 있는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저자는 지금 이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낄 수 있도록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보는 것도 추천한다.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요청해봐도 좋겠다.

#메마른 가슴 적셔주는 시인의 목소리

계간문예 ‘다층 2019년 겨울호 통권 84호’ (도서출판 다층, 260쪽, 1만원)

▲ 계간문예 ‘다층’ 표지.

계간문예 다층이 2019년 겨울호 통권84호를 펴냈다.

이번 호에는 기획특집으로 2019 올해의 좋은 시(집)과 시조(집)을 선정해 실었다.

2019 올해의 좋은 시집은 박해림 시인의 ‘오래 골목’과 최문자 시인의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가 선정됐다.

강순 시인의 ‘귀를 씻었다’, 김일태 시인의 ‘길을 간다는 것은’, 김효선 시인의 ‘치즈는 왜 숲에서 발견되었을까’, 박재열 시인의 ‘낯간지러움’, 박지웅 시인의 ‘속상한 일’ 등 올해의 좋은 시 10편으로 수록됐다.

변종태 시인은 총평을 통해 “사회적으로 상당히 다양한 주의와 주장들이 난무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가 양산·유통되고 있다”며 “문학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하지만 우리 사회의 메마른 가슴을 적셔주는 시인들이 있기에 아직 우리 사회는 살 만하다고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

#누구 엄마이기 전에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법

오소희 ‘엄마의 20년’ (수오서재, 298쪽, 1만4800원)

▲ 책 ‘엄마의 20년’ 표지.

여행 작가이자 엄마인 오소희가 새 책을 펴냈다. 저자는 아들이 스무 살 성인이 된 동시에 ‘육아 졸업’을 선언한다.

책은 엄마의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더불어 아이를 떠나 나 자신을 돌보고 성장하는 방법 총 15가지를 소개한다.

더이상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인생을 가꾸는 법을 통해 아이와 나란히 걷고 서로를 잘 보살필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대한민국 엄마들이 나를 잃어버린 이유를 파헤친다. 저자는 세 살이던 아이와 함께 떠난 세계여행을 통해 배운 ‘균형 육아’의 중요성과 할머니 세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역할과 자리를 살펴본 ‘가치 육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저자의 삶을 관통하는 ‘여행 육아’로 엄마 독자들이 생각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는다.

2부에서는 육아를 위해 꼭 선행해야 하는, 엄마가 자기 자신을 찾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저자의 평범하지 않은 육아방식을 엿보고 싶다면, 아이를 키우느라 자기계발은 뒷전이던 독자들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마음을 바꿔야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

이송미 ‘미라클’ (비타북스, 320쪽, 1만5800원)

▲ 책 ‘미라클’ 표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불안하다. 어디 이뿐인가. 불만과 불평 등 어두운 마음에 사로잡힌 채 일상을 지낸다.

부정적인 것에서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이유로 저자는 마음의 관성, 즉 ‘생각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말한다.

좋지 않은 감정에 중독되면 온갖 질병이 발생하고 병이 낫지 않는다.

저자는 책에서 마음을 새롭게 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 주장한다.

1장에서는 흔히 ‘기적’이라고 부른 일들에 어떤 과학의 법칙이 숨어 있는지 알아보고 우리가 가진 무한한 치유력과 잠재력을 확인한다.

2장에서는 이러한 기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정신 신경 면역학, 뇌 과학, 후성 유전학, 양자 물리학 등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3장에는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부터 백혈병, 암, 치매 등 세계적인 상상치유 전문가들의 다양한 임상사례와 치유 대본을 소개하고 4장에서는 생각의 습관을 바꾸는 ‘뉴마인드 트레이닝’을 소개한다.

#열 받아서 쓴 성교육 지침서

김불꽃 ‘김불꽃의 불꽃 튀는 성인식’ (한빛비즈, 260쪽, 1만4800원)

▲ 책 ‘김불꽃의 불꽃튀는 성인식’ 표지.

사회에서 온전히 드러내놓고 말하기 힘든 일들에 대해 굴하지 않는 저자가 신간을 냈다.

저자는 2017년 9월, 결혼식 예절에 대한 글을 썼다. 분노가 담긴 글이었고 네이트판 생활 예절 시리즈였다. 이때 묶은 연재물은 호평을 받아 책 ‘예의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 받아서 쓴 생활 예절’이 탄생했다.

두번째 저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저자는 주변에서 전해오는 성(性) 관련 고민들을 떠올렸다.

책은 2차성징과 성관계, 성범죄, 성상식 오류사전 Q&A편 등 총 네 파트로 나눠 주제별로 올바른 성 개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끔 욕설까지 덧붙여 일명 ‘청학동 에미넴’으로 불리는 저자가 거침없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에 대해 들려준다.

책은 거의 대부분 저자가 웹에서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들었던 성에 관한 고민 등도 배경이 됐다.

저자는 ‘기본적인 성 상식은 우리 알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주제를 잡고 글을 썼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얼마나 아는가

조준현 ‘철학으로서의 경제학’ (피앤씨미디어, 307쪽, 2만원)

▲ 책 ‘철학으로서의 경제학’ 표지.

경제학이 진정 관심을 둬야 할 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경제학 교과서들처럼 경제이론을 설명하지 않는다. 수식도 없고 그래프도 없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경제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물리학자나 인류학자는 비난받지 않지만, 경제학자는 유달리 비난을 많이 받는다. 마치 자신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거 같아서 알아들을 수 없다는 평을 받는 것도 비난받는 이유 중 하나다.

실은 경제학자끼리도 서로 다른 학자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더 큰 문제는 저자가 경제학을 가르치면서도 정작 경제학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겠다고 전한다.

이러한 저자의 솔직한 고민은 독자들에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되물어보게 한다.

책은 다소 무거운 고민을 품고 물리적인 측면이 아닌 윤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경제학의 역할에 관해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