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오름에서 만나는 제주
무지개 끝 한라산과 맞닿은 봉우리, 그림이 따로 없다6. 도두봉
고현영 기자  |  hy06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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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30  17: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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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제주신문=고현영 기자]  몇 걸음 앞에 더벅머리를 한 남자가 걸어가고 있다. 단순히 보여지는 뒷모습만으론 볼품없어 보인다. 빠른 발걸음으로 재촉하며 그이를 가볍게 제쳐 걸어간다. 앞서면서 곁눈질로 찬찬히 둘러본 그이는 뒤에서 대충 둘러봤던 모습과는 사뭇 딴 판이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알면 알수록, 오래 보면 볼수록 그의 됨됨이가 진국임을 알게 되는 사람이 있다.

제주의 오름들도 그렇다. 겉으로 딱 봐도 선이 아름다우면서 웅장한 오름이 있는가 하면 인적이 드문 만큼 깊숙이 위치해 있지만 자신의 진면목을 내어주는 곳들도 참 많다.

도두봉도 그렇다. 제주시 해안도로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은 좋지만 늘상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제주인들에겐 그저 평범한 오름이다. 마을 주민들에겐 앞마당과도 같은 곳이다.

볼품없어 보이고 경사가 낮아 쉽게 오를 수 있을 것만 같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그냥 만만하지만은 않다.

   
정상을 눈 앞에 둔 탐방로.

#제주와의 첫 눈맞춤

도두봉은 제주공항 북쪽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제주공항 활주로와도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해 있어 제주로 드나드는 이들과 가장 가까이서 눈맞춤 하게 되는 오름 중 하나다.

해발 63.5m의 도두봉은 서쪽 기저부는 응회암으로, 나머지 대부분은 스코리아(scoria, 화산분출물 중에서 공기구멍이 많고 검정, 갈색, 빨강 등의 암색이며 지름이 4mm 이상인 암석덩어리)로 이뤄져 있으나 북쪽과 서쪽 해안을 따라 용암이 분포하고 있다.

남사면은 풀밭을 이루면서 듬성듬성 해송이 있고, 북사면은 삼나무와 낙엽수 등이 어우러져 숲을 이루고 있다.

도두봉의 봉우리는 2개이다. 동쪽 봉우리는 높으며 주변에는 국수나무, 팥배나무 외에도 여러 종류의 새우란, 바람꽃 등의 야생식물이 자라고 있다.

도두봉은 정상부에 화구가 없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조선 시대에는 봉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신증동국여지승람’(제주)도도리악(道道里岳)’이라 했고, ‘탐라지’(제주)대동여지도도원악(道圓岳)’ 등으로 표기했다. 정상에 봉수가 있었기 때문에 탐라지도병서도두봉(道頭烽)’, ‘제주삼읍도총지도도도봉(道道烽)’이라 기재했다. ‘제주군읍지제주지도도두봉(道頭峯)’, ‘조선지지자료조두봉(鳥頭峰)’, ‘조선지형도도두봉(道頭峰)’으로 표기돼 있다. ‘도두(道頭)’는 예전에 도두(島頭)’라 했다는 데서 섬의 머리를 의미한다는 설과 한길의 머리를 의미한다는 설, ‘돋아난(솟은)’ 것을 의미한다는 설 등이 있다.

   
도두봉 둘레길서 바라본 도두항

#풍경이 곧 그림이 되는 곳

도두봉은 제주의 여느 오름들과는 달리 오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올 만큼 아담하다. 어떤 탐방로로 가느냐에 따라 입구에서 빠른 걸음으로 10분이면 정상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정상으로 통하는 여러 둘레길 중 자신의 역량에 맞게 선택해 보는 재미도 있다. 어느 탐방로든 오름 곳곳에 버티고 있는 소나무가 길목마다 운치를 더하며 길벗이 돼 준다. 소나무 향도 맘을 편안하게 만든다.

생각에 잠기는 것도 잠시. 정상에 올라 맛보는 탁 트인 시야는 어느 유명한 화가의 그림과도 견줄만하다.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공항의 활주로와 손을 뻗으면 곧 잡힐듯한 한라산의 풍경은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근사함을 선사한다.

고개를 돌려보면 바다 풍경도 일품이다. 우뚝 솟은 봉우리부터 좌우 능선까지 거침없이 한눈에 쏙 들어오는 제주의 풍경은 여기가 제주가 맞나싶을 정도로 신세계를 안겨 준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코 끝을 간질이는 시원한 바람은 제주의 오름이 우리에게 주는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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