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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천의 운명
김명경  |  시인/수필가/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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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06  16: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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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 존재의 쓰임이 어떠하냐? 에 따라 그 용도가 제각각 다를 것이다. 

 나는 오늘 종이 등에 대하여 논하고 싶다. 세상의 생명을 잇게 하고 죽어서 그 쓰임이 인간의 삶을 더욱 보람있게 창출시키는 그 모습이 정말 경이롭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람 속에 산소를 불어 넣고 기온 속에 자기의 몸을 희생하며 주변의 모든 동식물을 끌어안아, 생명이라는 활력소를 한껏 넣어주는 종이의 몸체는 이 지구를 위하여 자기를 희생하며 꿋꿋이 앞으로도 그리고 영원히 자석처럼 끈끈하리라 본다.

 그러한 나무를 우리 인간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문명이라는 단어 앞에 그 앞잡이가 되어 훼손으로 일관하는 곳도 있으니 우리는 그 장면 등을 잘 정리·정돈하여 무분별한 행태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백년대계를 위하여 백방으로 심려를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나는 하얀 종이 위에 글을 쓰고 있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듯 매일 여러 장의 종이를 소비하고 있다. 그 종이 위에 먹이 드리우고 그 또한 서로가 어우러져 속삭이듯 한 장면을 연출한다. 세상에 없던 그들만의 세계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아직은 투박한 붓 글로 하얀 종이 위에 낙서처럼 이정표 없음을 나는 자인하고 있으나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으리라는 희망에서 매일 글을 전개하고 있다. 정답이 없는 서예의…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정답 대신에 물음에 해답이 나의 뇌리에 가득하리라 기대하며 오늘의 작은 시간을 보내는지 모른다.

 어떤 이의 종이에는 세상의 아름다움이 들어있다.

 1993년에 같이 근무하던 K 선생님이 유채화를 한 점 그려 주었다. 남녀가 다정히 바닷가 텐트 옆에서 데이트하는 그림이다. 27년을 간직하는 동안에 그림에 곰팡이가 피었다. 나는 K 선생님의 정성과 나의 오랜 간직에 표구사에 가서 곰팡이를 깨끗하게 제거하여 다시 우리 집 벽에 걸어 두었다. 정말 잘했다 하는 마음이 볼 때마다 느껴진다.

 그리고 또 한 점의 그림을 소개하기로 하자. 유화로 강원도의 용이 오름 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와 고이는 물에는 많은 생명이 있는 것 같다. 

 내가 현직에 근무할 때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김해공항에서 구매하여 온 대형 유화의 그림 이야기이다. 산수경석에 그 아름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림에는 문외한으로~ 천진난만함으로~ 조건 없이 아름다울 뿐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J 화백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산에서 물이 내려와 강같이 한곳에 모인다 하여 재물을 부르는 그림이라고 매매할 때 들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볼 때마다 재물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한 편으론 미신 같은 얘기지만, 불행이 다가온다는 말보다는 훨씬 좋아 보여, 나는 좋게 생각하는 편이다.

 이렇듯 무엇이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종이와 천이 다르듯 우리네 인간의 마음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이 오가리라 본다. 

 그래!~ 오늘 만은 어제를 버리고,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여~ 지금 하얀 종이 위에 먹빛 그림자를 드리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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