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누구나 알아채는 편안한 그림 그리고파"(10) 나강 작가
가족 본분 지키고자 '잠시 멈춤'
제주자연 밑바탕 삼아 힐링 선사
난해함보다 '있는 그대로'를 표현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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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1  16: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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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낯설지 않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풍경이다. 울창한 풀과 나무로 가득한 숲, 황금빛 장관을 이룬 들판에 가득한 유채꽃, 어느 봄날 한번쯤 거닐었던 벚꽃길, 옥빛 바다,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알록달록한 단풍 그리고 흰 눈으로 덮힌 한라산. 익숙한 풍광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어느새 되살아난다.

나강 작가(59)는 제주자연을 밑바탕 삼아 작업하고 있다.

   
▲ 나강 작가.

꽤 오래전부터 제주의 풍광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청정한 자연환경과 빼어난 경치는 그들에게 적지않은 영감을 주었고 주요 작품 소재가 되게 했다.

예술가들의 해석을 거쳐 재탄생한 제주자연이 수두룩 한 가운데 작가의 작품은 편안함과 더불어 따뜻함을 전한다.

이러한 감정의 뒷편에는 바로 ‘가족’이 서 있다.

어릴 적 오지호 화백의 수제자이자 화가였던 아버지로부터 그의 미술세계는 시작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작업을 이어오다 결혼한 작가는 주부로서의 삶을 위해 잠시 회화 작업을 멈췄다. 희생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주어진 ‘의무’였고, 그저 육아를 위한 선택일 뿐이었다.

“나의 역할은 가족에서 시작하고 그 다음 작업을 생각해야한다”는 그의 말은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겠다는 견고한 다짐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작업에 대한 꿈을 잊은 건 아니었다. 틈틈이 아이들과 함께 해녀가 쓰는 테왁을 활용한 공예작품을 만드는 한편 도자, 등공예, 재봉틀을 활용한 수공예 등을 묵묵히 만들곤 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제법 성장하자 작가는 다시 붓을 들었다. 붓을 들 수 있었던 이유에는 주변 사람들의 응원도 컸다. 함께 작업을 시작한 대학 동기들이 무심코 던진 ‘그림 안 그리고 뭐해?’라는 말이 내면에 큰 자극으로 남아서였다. 그래서 작가는 마음껏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현재가 매우 만족스럽다.

작품을 오랜 시간 지켜본 평론가로부터 ‘진정한 작가는 그림을 멋지게 그리기보다 꾸준히 다작을 하는 작가’라는 말을 듣고, 그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작업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 나강 작 '가을'.

그의 그림에는 사람들도 자주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가족’이 빠지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했던 기억을 벗삼아 작품 속에 표현한 그는 “최근에는 노부부를 꼭 넣곤 하는데 어쩌면 미래의 내 모습이 될 수도 있겠다”고 귀띔했다.

작품을 보는 이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는 난해함보다 ‘있는 그대로’를 택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어렵지 않고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이야기를 밖으로 꺼낸다. 그 이야기의 힘은 ‘힐링’으로 전해지면서 현재 그의 작품 중 일부는 제주대병원 병동에도 전시돼 있다.

갈수록 가족과의 대화가 줄어들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는 사회에서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먼저 안녕을 묻고 싶다고 말한다. 또 누가 봐도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바램도 내비쳤다.

“내 눈에 보이는 걸 표현하고 싶다”는 그의 바램은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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