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다양함 속에서 만들어가는 나의 길"(11) 최창훈 작가
회화·입체 결합 예술세계 선봬
"진짜 내 얘기만이 공감 얻어"
모든 과정 밑거름...연구 지속중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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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5  17: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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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시상식 때 언급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이다.

개인적인 것을 세상 밖으로 꺼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이고, 다른 면에선 상대에게 ‘날 이해할 수 있어?’라는 물음을 먼저 건네는 일이기 때문이다.

   
▲ 최창훈 작가.

최창훈 작가(36)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극히 개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가족으로부터 발견했다. 그리고 그만의 상징이 담긴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흔히 볼 수 있는 회화와는 다르다. 남다른 작업 방식이 있어서다.

제주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입체에 끌린 그는 대학원에 진학 후 조소로 전공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서양화라고 해서 단순히 캔버스에만 그리는 것만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할 수 있다는 스승의 말에 회화를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입체를 포기하지도 않았다. 결국 평면의 세계를 입체와 함께 구축했다.

목재 일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는 가공된 나무들이 익숙하다. 그런 나무들을 캔버스에 자르고 일일이 붙인다. 캔버스뿐만 아니라 액자 틀 역시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손수 작업의 바탕을 쌓아 올린 그는 작업 초반 아버지를 소재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렇기에 그의 작품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작가 자신에서부터 빚어졌다.

하지만 남몰래 개인적인 것을 관객이 알아볼까라는 고민을 품고 있었다. 보다 포괄적인 내용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어느 순간 자신이 아빠가 돼 있음을 깨달았다. 동시에 그가 발딛은 현실에 ‘육아’가 있음을 알았다.

현재를 보게 되자 밖에서 영감을 얻기보다 ‘진짜 내 얘기’를 해야 당당할 수 있고 어디서든 힘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열린 제45회 제주도미술대전에서 그는 딸의 얼굴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 ‘HUMAN’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 최창훈 작 'Who am I'.

 

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간직해 온 그의 마음은 과거 기억과 현재 모습, 앞으로 만나게 될 미래와 오롯이 마주한다.

“예전에는 ‘내가 왜 쓰레기를 만들고 있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매한 것을 작업하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한 그는 “이제보니 헤맸던 과정이 밑거름이 돼서 지금을 맞은 게 아닐까”라고 전했다.

하나의 스타일을 고집스럽게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경험하면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방법도 있다.

그는 “한약을 만들 때도 여러 약재가 합쳐지면서 진액이 나오지 않냐”면서 “지금은 여러가지를 경험하고 연구할 단계”라고 스스로의 삶을 설명했다.

“내가 걸어가는 인생에 맞춰 작품도 흘러가는 것 같다”던 그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제 작품을 보게 되면 어떤 역사가 돼 있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를 보며 예술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면서 스스로의 세계를 빚어가는 사람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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