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제주 미술계의 발걸음이 주춤하고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도내 갤러리와 미술관이 오는 3월 중 열기로 한 전시 개막을 잠정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어서다.

해당 기간 내 대관이 취소된 갤러리들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상설전으로 대체할 분위기다.

제주시내에 소재한 A갤러리는 “전시 대관을 해주는 갤러리보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전시 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관람객이 없으면 전시 진행이 힘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A갤러리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3월에는 따로 대관없이 상설전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번 주는 지나야 3월 전시에 대한 세부 일정을 확정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B갤러리는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예정된 개인 초대전이 있었지만 여러 변수가 우려됨에 따라 취소하고 상설전을 개최할 계획”이라며 “15일 이후의 3월 전시는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저번주부터 코로나19로 관람객이 급감하는 추세로 확답은 내릴 순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미 2월 말까지 진행중인 전시는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C갤러리도 당초 3월 중순까지 열고 있는 전시를 정상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오는 3월 말, 갤러리가 운영하는 레지던시에 입주 예정인 해외 작가 2명의 입주 시기를 연기했다.

C갤러리는 “원래대로라면 입주작가들이 일찍 입주해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일부러 입주 시기를 올 하반기로 늦췄다”며 “3월 초까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세부 전시 일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내 한 문화계 관계자는 “이미 작품 설치를 진행한 갤러리의 경우 손해가 크겠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게 당장 우선”이라며 “그러나 오랜 기간 준비한 작가들의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