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부농코 말랑젤리’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길고양이와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바라며

싕싕 ‘부농코 말랑젤리’ (미우, 408쪽, 1만4000원)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이의 일상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이른바 길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일기 ‘부농코 말랑젤리’다.

저자 싕싕은 평소 길고양이 보호에 관심이 많아 소소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공을 살려 고양이 캐릭터를 활용한 일러스트를 창작하고 굿즈 등을 활발히 제작하고 있다. 판매금 수익 중 일부는 유기 동물 보호단체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다. 실제 고양이 ‘여름이’와 ‘겨울이’를 키우면서 그들과의 일상과 상상을 소소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는 지난 2018년, 한 포털사이트로부터 연재를 의뢰받았다. 이때만해도 고민이 많았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들의 이야기쯤이야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전하면 되지만 ‘길고양이’ 이야기는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느낀 고양이의 사랑스러움과 길고양이들의 현실을 만화로 알려보자는 사명감을 벗삼아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부농코 말랑젤리’다.

저자의 전작은 ‘싕냥툰’이다.

전작과 이번 작품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싕냥툰’의 경우 고양이가 의인화되면서 모든 이야기를 고양이의 시점으로 풀어낸 상상툰이다.

이번 책은 고양이의 집사이자 길고양이 ‘해님’과 ‘달님’을 보살피는 캣맘으로서 실제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로 담았다.

이런 이유로 전작보다 독자들의 공감이 더 많지 않을까 짐작한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고양이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책이다.

‘부농코 말랑젤리’는 저자가 고양이가 가진 옅은 파스텔톤의 분홍빛 코를 매력으로 본 데서 지어졌다.

책의 바탕이 된 연재에서는 길고양이 에피소드와 저자가 키우는 고양이들의 에피소드가 함께 번갈아 업데이트됐다.

저자는 키우는 고양이의 이야기보다 길고양이 콘티를 정해야 할 때마다 매번 긴장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길고양이 이야기도 밝고 행복하게 그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처음 고양이를 키울 때 반대했지만 시간이 흘러 충직한 집사가 된 가족의 이야기나 공공장소에서 고양이 털이 묻어있는 걸 보고 반가움을 느끼는 에피소드 등은 집사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소소하고 다양한 이야기와 함께 귀여운 그림체는 덤이다.

▲ 책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표지.

#각계각층에서 내놓은 ‘삶의 의미’

윌 듀런트 ‘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유유, 216쪽, 1만4000원)

과연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평범한 말이지만 대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지난해 9월 기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80만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국내 중앙자살예방센터는 2018년 자살 사망자수를 1만3670명, 하루 평균 37.5명으로 집계했다.

어떤 이들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란 물음 아래 책은 인생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만큼 굳건한 ‘삶의 의미’를 발견해지 못해서라고 답한다.

무엇이 우리를 계속 살아가게 할까란 질문과 함께 세계 각계각층 유명인들이 내놓은 답을 공개한다.

철학자부터 과학자, 정치인, 음악가, 종교인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전문가들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을 보고 각자의 삶에 필요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로 갈수록 심해지는 지식의 전문화 등을 염려해 강연과 저술 활동을 펼치고 대중과 엘리트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 책 ‘언젠가 우리에게’ 표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순간의 잔상들

김민철 ‘언젠가 우리에게’ (문학수첩, 124쪽, 8000원)

주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한 시인의 작품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시집 ‘언젠가 우리에게’를 쓴 김민철 시인은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지도 않고, 저명한 시인도 아니다.

그러나 세상의 부름없이도 오직 삶에 대한 섬세한 감각을 유지하고 삶의 안과 밖을 살피는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2년 그가 등단한 문화일보 신춘문예 본심 심사위원 황동규·정호승 시인은 그의 시가 “유행과 시류에서 벗어난 점이 무엇보다 장점이고 신선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추억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어쩌면 그는 자신에게 의미있는 순간들을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시를 쓰는지도 모르겠다는 짐작이 간다.

‘언젠가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지 모르는 ‘순간’의 풍경들. 그 안으로 들어가 마음껏 천천히 감상해봐도 좋겠다.

▲ 책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표지.

#스탠퍼드대 명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티나 실리그 ‘스무살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웅진지식하우스, 304쪽, 1만6000원)

국내 50만명의 독자들이 선택한 베스트셀러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았다.

책은 창의적 인재들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명강의 ‘기업가정신과 혁신’을 주 내용으로 다룬다.

출간 당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독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불을 지핀 가운데 ‘잃어버린 스무살 되찾기’ 열풍을 일으켰다.

20대와 인생을 재구성하기를 희망하는 30~40대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책이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교육과정으로 주목받는 스탠퍼드대 디 스쿨에서 인재들을 가르쳐 온 저자의 지난 10년이 담겼다.

초판에 수록되지 않은 인생 설계의 요령과 새로운 아이디를 추가했다.

아직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했거나 현재의 인생이 불만족스럽다면 책장을 펴보길 추천한다.

▲ 책 ‘내 월급에 딱 맞는 쪽집게 재테크’ 표지.

#오늘부터 시작하는 재테크 수업

서혁노 ‘내 월급에 딱 맞는 쪽집게 재테크’ (원앤원북스, 284쪽, 1만6000원)

흔히 통장을 가리켜 ‘텅장’이라고도 한다.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면 언제 들어왔냐는 듯, 순식간에 어딘가로 빠져나가는 게 우리의 생활이다.

1인가구, 신혼부부 등 각자 처한 상황에 맞게 맞춤별 재테크를 설계해주는 책이 나왔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것이 바로 재테크다.

저자는 20여 년간 재무상담을 통해 상담자의 재무고민을 해결해 온 재테크 전문가다.

2018년부터 실제로 상담자들을 만나 상담한 내용을 토대로 매주 각종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다.

책은 상담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공감했던 사례와 더불어 그에 따른 재무 솔루션을 제시한다.

사회초년생부터 직장인, 은퇴를 눈앞에 둔 기업체 임직원,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저자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 책 ‘먼 바다’ 표지.

#잊혀져 가던 기억의 편린을 맞추다

공지영 ‘먼 바다’ (해냄출판사, 276쪽, 1만5800원)

공지영 작가의 13번째 장편소설 ‘먼 바다’가 출간됐다.

책은 육체에 각인된 기억을 완전히 잊는 데 필요하다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비로소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옛 상처들과 화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총 27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들은 1980년대 당시 안타깝게 헤어진 두 주인공 미호와 요셉이 미국 뉴욕에서 40년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는 동료 교수들과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른다.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의 재회를 계획한다.

40여 년 전 서울 한 성당의 신학생이던 요셉과 여고생 미호는 성당 행사를 가던 춘천행 기차에서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군부 독재를 포함한 시대적 현실에 미호는 요셉의 고백을 거절하고 도망친다.

평생 잊지 못했던 요셉을 생각해 만나지만 결국 서로 엇갈리는 기억으로 혼란에 빠진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넘어 사랑과 삶의 의미를 되묻는 책이다.

자신에게 맞는 재무설계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