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에 사상 최대인원의 국민들이 청원에 동의했다고 한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극악무도 성범죄 처벌이 충분치 않다는 경험으로 범인들의 신상공개와 더불어 어떤 형태로든 자료를 배포해 수익을 올린 자들이나, 금전을 지급하며 이를 시청·가담한 모든 자들의 강력한 처벌로서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들끓고 있다.

　수개월간 반인륜적 범죄에 희생된 기록들이 대중에게 자세하게 공개되지 못했지만 피해자들의 심리적·육체적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격노하게 되는 이유는 여린 피해자들의 개인신상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고 이를 수단으로 협박하고, 입에 담기 힘든 각양각색의 성착취 영상을 피해자들이 찍게 하고 온라인상에 그것을 전시하면서 수천 수만의 공범들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즐겼고, 이 모든 것들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서 동종이나 유사범죄가 될 수법을 확립시켰기 때문이다.

　사안이 점차 공론화되면서 실수라거나, 재미삼아 본 것이었다는 ‘익명’의 고백들도 속속 온라인상에 올라오고 있다. 성욕과 관련된 내밀한 사생활이 아무리 개인적인 영역이라 하더라도, 반인륜·반인권 범죄가 과실이나 재미에 의한 행위라는 것을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는가. 거액의 범죄수익을 얻었다는 점, 말 그대로 ‘역겨운’ 범행에 수없이 많은 약자들을 밀어 넣고 사회와 어른들의 보호망을 완벽히 차단시켜 극한의 공포감을 느끼게 한 악행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지 않는다면 피해자와 국민들이 느낄 무력함과 불안감은 그 어떤 것도 회복시켜 주지 못할 것이다. 새로이 파생되는 다양한 유형의 성범죄에 국가의 형벌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법의 미비를 국민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들에 대한 엄벌은 피해자들을 위한 최소한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