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자연·공간 잇는 경계의 개념을 탐구하다"(13) 강태환 작가
몸소 느낀 환경, 작품 오롯이
틈 찾다 우연히 광섬유 접해
인공적이면서 자연적인 이야기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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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4  16: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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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어둠 속에서 스스로 존재를 내뿜는 유리들이 중심가에 빽빽히 늘어서 있다. 은은하고 찬란한 빛의 광경에 감탄하면서도 일반적인 감흥과는 조금 다른, 무엇을 받게 된다.

강태환 작가(37)는 광섬유를 소재로 입체와 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강태환 작가.

원초적인 면에서 눈으로 보는 것이 본질인 시각예술을 하는 작가에게 미(美)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를 기반 삼아 작가는 공간과 환경이 주는 요소를 최대한 작품에 반영하고자 한다.

작업 초반 무렵, 그는 ‘틈’에 관심이 있었다. 틈을 생각하게 된 건 답답한 마음을 안고 찾았던 곶자왈에서 비롯됐다. 우연히 곶자왈 지반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그는 제주돌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주변에서 틈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작업실 너머 바라본 창문 밖 풍경이 달리 보였고 곳곳에 퍼져있는 구멍이 보였다. 발견한 것을 공간에 담기 위해 스테인리스 등 거울을 기반으로 한 재료를 활용해 작업했다. 그에 비친 또다른 이미지를 보는 과정에서 새로운 틈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작업이었지만, 소재에 있어 비슷한 것만 써야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광섬유를 만났다. 투명함 안에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바닥에도 늘어뜨릴 수 있는 등 여러 특징을 가진 광섬유에 매료됐다.

현재는 틈이라는 주제를 넘어 ‘경계’라는 키워드로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경계는 예를 들면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쓰는 일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인공적이지만, 실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는 “건축 현장, 자동차 등 자연적이지 않은 것이 요즘 시대에는 익숙한 풍경이고, 결국 인공물조차 다 자연의 일부분이지 않을까”라며 “둘 사이 모호한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 강태환 작 '비움공간'.

경계의 개념을 탐구하는 것이 그에게 의미가 깊어 보였다. 공간이 주는 느낌 그리고 작업의 시발점인 자연 사이의 경계가 매우 유연하고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설치 작업 전, 그는 2차원의 과정을 거친다. 어떤 작품을 완성할 지 철저히 메모하고 드로잉한다. 드로잉이 완성되면 약 2주 동안 밤낮없이 작업에 몰두한다. 이윽고 3차원의 작품을 완성한다. 이렇듯 작업에 있어서도 ‘경계’를 넘나들고 안팎을 잇는 점이 인상적이다.

2016년부터 광섬유를 사용해 조형 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2018년 가송예술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횟수로 4년차 광섬유를 쓰고 있지만 그의 물성을 완벽히 소화하진 못했다”는 그는 소재와 경계라는 주제에 대해 현재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 작품을 보는 이들이 찰나이면서 영원이기도 한 ‘숭고(崇高)’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는 “전시장이란 공간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한 어떤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공간에 어떤 대상을 가져다 놓았을 때 새로운 이야기, 즉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가 탄생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설치 작업의 묘미다.

그의 경계가 시각적인 결과로 어디까지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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