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의석확보를 위한 여야의 합종연횡 온갖 전략이 판치고, 비례후보 다툼과 둘러싼 정당 안팎의 사분오열에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됐다. 중앙당의 공천결정에 기속된 지역구 후보들이 정당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대의기관이 되고자 하는 총선후보들은 유권자들에게 표심 선택의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고, 정치적 소신을 명확히 밝혀야 함이 마땅하다.

　최근 수차례 행해진 각 지역구 후보들의 토론회나 인터뷰들에서 주요 의제에 대한 질의와 그에 대한 후보자들의 답변형식으로 이뤄졌는데 정작 ‘국회의원’의 직무와 역할,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의지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과정은 최소화되고, 몇 년째 되풀이된 채 표류하고 있는 의제에 대한 단순 찬반만 이끌어내니 인터뷰와 토론에 응하는 후보자들마저도 총선의 취지를 철저히 몰각한 형상이다. 몇 번의 총선을 치르는 동안 ‘제주특별법의 완성’이라든가, ‘4·3 특별법 제정’이라는 의제는 반복됐음에도 이를 둘러싼 지난 임기에 대한 평가도, 21대 국회에서 이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도 빈약하다. 더욱이 의제에 대한 핵심조차 파악되지 않은 후보들이 난립하면서 변죽만 울리기에 유권자들에 대해 표심을 구하려는 정치인의 메시지는 실종돼 버렸다.

　총선 토론, 대담, 인터뷰를 통해 유권자들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각 의제를 이해하는 후보자들의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제주지역 현안 해결에 있어 대의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이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든가 법률을 만들겠다는 허무맹랑한 약속을 듣고자함이 아니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19 사태로 후보자들에 대한 한정된 정보에 의한 투표가 될 것이기에 각 후보자들은 물론, 이를 전달하고자 하는 언론들의 중심잡기가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