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특별기고
용천수에 대한 문화재 지정 검토가 필요하다
양수남  |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3.25  19:14:3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 22일은 유엔이 정한 28세계 물의 날이었다. 현재 지구상에서는 깨끗한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인구가 수십억 명에 달한다. 반면 지하수가 풍부한 제주도에 사는 우리는 느끼기 어렵겠지만 축복받은 땅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구상 어느 곳보다도 많은 용천수가 솟아나는 곳 중의 하나다. 공식 기록된 것만 1025곳이다. 도외지역처럼 흐르는 강이 없는 대신에 제주에서는 강의 역할을 용천수가 맡았다. 세계 문명들이 강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제주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제주의 용천수는 90% 이상이 해안가에 분포하기 때문에 제주도의 마을은 해안선을 따라 형성됐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용천수는 지질적·생태적·역사적 가치가 특별하다.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것이다.

 제주에는 선사시대부터 고대역사, 현대에 이르는 역사적 의미와 제주민중의 생활문화가 배어 있는 용천수가 상당히 많다. 제주의 용천수는 문화유산 측면에서 높은 가치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유명 관광지인 라인스바일러에는 1581년 조성된 용천수에 ‘1581’이라고 표기해 놓고 마을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는 이보다 훨씬 더 오래된 용천수들이 많지만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제주도에 분포하던 총 1025곳의 용천수 중 수백 개가 각종 개발로 사라져 현재는 661곳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남아있는 용천수도 방치돼 있거나 과도한 정비로 인해 옛 모습이 사라진 곳들이 부지기수이다.

 제주도 최상위 법인 제주특별법에도 용천수 보전근거는 없다.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 관리조례에도 용천수로부터 반경 50m 이내 지역에서의 지하수 개발 및 이용허가를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제주도에는 많은 국가지정문화재와 지방지정문화재가 있다. 역사유적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 지역도 여럿이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도내 용천수 중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도내 용천수에 대해 자연적·문화유산적 가치로 접근한다면 충분한 가치와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보호 조례에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지정문화재의 지정기준 중 하나도 특색 있는 산악·구릉·고원·평원·하천·화산·온천지·냉광천지로 돼 있다. 이중 냉광천지는 용천수 등을 의미한다. 제주도의 의지만 있다면 문화재 지정을 할 수 있는 법적 요건도 갖춰져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치가 높은 곳들은 지방지정 문화재에서 더 나아가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올해 제주도는 용천수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661개의 용천수 중에 기준을 마련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곳들을 우선으로 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중에서도 가치가 특출한 곳들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이 중 일부만 지정된다 하더라도 제주도 용천수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민과 국민에게 용천수의 중요성을 인식시킬 수 있고 용천수 보전여론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