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국민들을 매질하는 인도의 사례를 보면서 물리적 폭력을 공권력으로 행사하는 인권수준에 세계가 적잖게 놀랐다. 대한민국의 체육계도 상당수 오랜 기간 성과주의에 경도돼 체육엘리트 양성을 목적으로 각종 폭력 관행이 돼 왔다. 높아진 국민들의 인권 의식 수준에서 용납할 수 없는 ‘비정상적’ 관행을 뿌리 뽑으려는 변화를 맞이했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려는 성과도 어느 정도 거뒀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 도체육회, 도장애인체육회가 공동 실태조사 한 결과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 피해 실태에 따르면 도내 등록 선수들의 상당수가 일상적 폭력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이를 목격한 선수들의 비율도 40%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폭력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선수들의 보호막이 조직 내·외부에 충분치 않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율도 높았다.

　국위선양 종목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동계스포츠에서 세계적 선수들도 어린 시절부터 코치진으로부터 각종 폭력피해를 입어 충격을 준 사례처럼 상당수의 운동선수들이 비민주적이고 하향식의 일방적인 소통체계에서 성과를 위해 온갖 폭력이 묵인되는 가운데 피해를 여전히 입고 있다는 사실은 더 널리 알려져야 한다. 신체적 능력에 기반을 둔 운동능력 향상이 물리적 혹은 성적 폭력의 결과이고 능력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폭력이라면 국민들로서는 통탄할 일이다. 또한 그러한 성과주의에 경도된 운동계의 반성을 철저히 요구하고 있다. 체육계의 악습은 반드시 철폐돼야 하며 이를 묵인하는 조직 내 관행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이미 관행이 된 폭력이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에 힘써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의 감시망이 선수들의 보호막이 될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