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건강하게 화 다스리는 법 알려주는 판타지 그림책

▲ 책 ‘앵거게임’ 표지.

조시온 ‘앵거게임’ (씨드북, 56쪽, 1만3000원)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다. 감정이 솟아오르는 것과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자신이나 상대에게 서로 다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화’가 소위 부정적인 감정이라 여겨지는 이유는 소리를 지르거나 못된 말을 하는 등 부연되는 것이 그리 좋지 않아서다.

그리고 정작 알고보면 올바로 화를 내는 법을 모르기 때문일 거란 짐작도 있다.

13년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온 초등학교 교사이자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 운영진인 저자는 학생들이 화나고 화내는 순간을 관찰하며 기록해 쓴 그림책을 펴냈다.

책은 화라는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이 공감할만한 상황을 연출해 풀어내고 있다.

주인공 서해는 화날 일도 많고 화낼 일도 많다. 동생도, 엄마도, 친구도 서해의 마음을 몰라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을 ‘앵거게임’ 앱을 통해 여과없이 표출한다. 화나는 즉시 ‘네’ 버튼을 눌러 상대를 공격하기 일쑤다.

하지만 ‘네’를 누를 때마다 상대가 잘못을 깨닫기는커녕 고자질을 하거나 또다른 놀림거리를 찾아 서해를 괴롭힌다.

서해는 시간이 흘러 화를 내면 낼수록 게임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깨닫는다. 게임 에너지가 0%가 되면 하루종일 휴대폰을 켜지 못하는 사실을 알았다.

이를 안 서해는 아무리 친구가 자신을 놀려도 차마 화를 낼 수 없게 된다. 이윽고 서해는 자기 감정과 자신을 분리해서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된다.

앱을 켜지 못하는동안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방법도 배운다.

책 구성도 다채롭다. 펼침면을 앵거게임 실행 화면처럼 구성해 독자들이 앵거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했다.

또 책 속 그림을 통해 재미의 요소를 숨겨둬 독자들이 소소한 재미와 함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학생들에게 ‘화를 참기 정말 힘들다’라는 고민을 종종 들었다”며 “그들의 고민에 공감하며 만들어진 ‘화를 다스리는 판타지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정보는 경제기사 안에 있다

▲ 책 ‘ 부자는 매일 아침 경제기사로 읽는다’ 표지.

임현우 ‘부자는 매일 아침 경제기사를 읽는다’ (책들의정원, 684쪽, 2만원)

매일 경제기사를 읽다보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말이 있다.

경제기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11년차 경제 전문기자가 쓴 책이 나왔다. 저자는 도박이 아닌 투자를 하려면 믿을 수 있고 확실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곳은 ‘신문’이라며 기업 동향과 국내·외 경기흐름,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가 신문에 있다고 설득한다.

현대 경제는 시시각각 변한다. 그래서 적금 하나를 가입하더라도 금리 변동, 재테크에 입문하기 위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부동산 트렌드, 정부 정책의 기조까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경제기사를 읽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눈 감고 운전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라고 말한다.

책은 21개 주요 일간지 및 경제지를 분석해 빈도·중요도에 따라 300개의 경제 키워드를 선정해 알려준다.

#우리는 그저 자기 자신이 되도록 노력했다

▲ 책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 표지.

안미선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 (낮은산, 204쪽, 1만3000원)

젠더 관점으로 차별과 혐오가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짚어본 책이 나왔다. 페미니즘프레임 네번째 권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는 인터뷰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기록해온 가운데 이 책은 저자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첫 책이다.

책은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부터 텔레마케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성, 전쟁을 겪은 여성, 성폭력 피해 여성, 장애 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들을 만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고 듣는 자리에서 무엇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지 담았다.

목차는 노크로 시작해 공간, 눈물, 침묵, 어긋남, 진실 등을 거쳐 광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오랜 시간동안 인터뷰를 해오면서 “인간은 꼭 현실의 조건에 사로잡힌 존재가 아니며 여러 겹의 시간을 품고 자신의 시간을 실현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Z세대를 위한 회사생활 적응법...성과 올리는 법까지

▲ 책 ‘이제 막 출근했는데, 뭘 하라고요?’ 표지.

윤홍준 ‘이제 막 출근했는데, 뭘 하라고요?’ (이담북스, 344쪽, 1만5000원)

가슴에 사직서는 늘 담고 회사생활을 하고있단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일명 Z세대 신입사원들이 회사에서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보수적인 환경에서 기준과 규정, 에티켓, 조직문화를 체감하지만 어떻게 생활해야 되는지에 대한 해답은 명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현재 신입사원들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 장태준이 선배들과 문화융합을 하며 정립해가는 직장관을 담았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Z세대에 대한 이해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들을 제시한다.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구체적인 문제 사례와 해결방안을 제공한다.

책은 성과 창출 프로젝트를 무려 26개로 구분해 기존 책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알려준다.

한편, 저자는 1995년 ㈜신성이엔지에 입사해 생산현장에서 26년간 생산과 기획, 인사, 영업, 시공 등 5가지 직무를 맡았고 현재 동사 재생에너지부문 국내영업 상무이사로 재직중이다.

#묘한 인물로 그려지는 현대사회 속 인간관계

▲ 책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표지.

이마무라 나쓰코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 (문학동네, 140쪽, 1만2500원)

동네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일명 ‘보라색 치마’. 언제나 같은 옷차림에 며칠씩 감지 않은 듯 푸석푸석한 머리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상점가에 나타나 빵집과 공원을 들린다.

상점가 사람들 사이에서 그를 하루에 한번 보면 운이 좋고 두 번 이상 보면 운이 나쁘다는 징크스가 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는커녕 눈길도 마주치지 않고 뚜렷한 직업없이 오래된 빌라에 혼자 사는 그를 모두가 안다.

그러나 주인공 ‘나’는 보라색 치마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일같이 뒤를 밟고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기록한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상대의 일상을 염탐하는 ‘나’를 보면 우스꽝스럽지만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파편화된 인간관계의 일면처럼 보인다.

저자는 1인칭 시점을 신선한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매력적인 모순을 지닌 주인공을 만들어낸다. 과장되지 않은 언어로 비현실성과 현실성이 마주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탐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더 나은 날과 미래를 꿈꾸는 목소리

▲ 책 ‘좋은 곳에 갈 거예요’ 표지.

김소형 ‘좋은 곳에 갈 거예요’ (아침달, 108쪽, 1만원)

“기억에 무슨 가치가 있어요? / 책을 덮고 그는 묻는다. //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그거 말이죠?/ 너의 시선은 화면을 찾는다// (중략) 우리의 대화는 사물과 사물을 쌓으며/ 움직인다.// 우리는 뭘 알고 있을까?” (시 ‘삐삐’ 中 일부)

김소형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 출간됐다. 전작에서는 동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무의식의 세계를 그려냈다는 평을 받은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꿈과 현실을 오가며 대안적인 공간을 모색한다.

시위 현장 옆에서 크레인이 새 빌딩을 짓고 있는 세상, 인간의 생명과 영혼까지 거래될 것 같은 세상 등을 조망한다.

또 자신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가 어느 틈에 사라진 존재들을 반복해서 표현하거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인지 어린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김언 시인은 있는 줄도 모르는 소리가 가장 먼 곳에서 들리는 소리보다 더 멀어 보일 때, 더 먼 곳에서 들리는 듯한 그 소리를 이상하게 증폭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는 발화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