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기획특집작가의 작업실
"공간 위에 융화되는 이야기 입힐 것"(16) 손유진 작가
한국화 작업에 스토리 곁들어
형태·구성 면 ‘집중’ 새 느낌 고민
여백 가두지 않고 공간으로 확장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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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2  17: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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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작품은 관객이 있어야만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관객이 작품을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전제는 물론이고 작품 해석에 관한 대부분의 것을 관객에게 맡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앞에 있는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 궁금해진다.

   
▲ 손유진 작가.

손유진 작가(25)는 그림을 그린다. 그에 못지 않게 글을 쓰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즐긴다.

이를 토대로 전공인 한국화 작업에 앞서 스토리를 곁들어 완성한다. 작품에 이야기를 넣는 것이 하나의 간접적인 ‘소통’이라는 생각에서다.

보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존재하는 것이 작품이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작가가 건네는 소통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소통 방법은 스토리를 창조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글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묵으로 풀어내는데 현실의 무언가를 비현실적인 요소에 덧대어 풀어낸다. 이른바 구상화 작업이다.

서양화에서 쓰이는 소재 등을 주로 착안해 패러디하고 한국화 기법으로 채색한다. 먹을 한지에 입혀 나오는 색을 보고 이를 콜라주 작업을 하듯 찢어내서 작업하기도 한다.

“이야기를 좋아해서 형태나 구성적인 면에 집중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그는 어떻게 하면 작품에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했다.

그래서 설치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하고 천을 활용해 흔들리는 이미지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얇은 천의 경우 공간과 타인을 비추는 기질이 있어 최근 작가가 가장 매력을 느끼는 재료다.

현대미술은 권위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인식에 대비해보면 유동적이고 ‘날 것’의 상태다. 작가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시도하면서 만들어 나간 결과다.

그의 작업에 바탕을 이루는 건 인간이다. 본질적으로 들어가면 작가 자신에서부터 서서히 시선이 밖으로 넘어간다.

   
▲ 손유진 작 '내가 죽어사'.

“단편적으로 보면 작품에 제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으로만 볼 수 있는데 스토리를 통해서 공감의 폭을 넓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단순히 감상만 주고받는 게 아닌 작품을 두고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 또는 마음을 풀어내는 방식이다.

실제 작가는 지난해 개인전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던 걸 밖으로 꺼내는 것은 작가에게 흥미로운 일이다.

스스로를 두고 ‘이야기의 이미지를 공간에 그려내는 작가’라고 설명하면서 여백을 확장한다는 개념을 꺼냈다.

“이미지에 공간을 입히면서 여백을 평면에만 가두는 게 아닌 공간으로 확장하는 작업이 될 수 있다”며 “공간과 융화될 수 있는 이야기를 염색하듯 그려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기회가 있으면 뭐든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제주도미술대전에 참여한 그는 꽤 좋은 성과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어떤 게 잘 맞는지 등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고 더욱 ‘나다운’ 것을 찾아갔다.

어떤 작가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냥 나 자신이고 싶다”고 답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나만의 행복을 오래 간직하려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작가를 보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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